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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의 매트릭스

안전한 물대포의 안전하지 않은 물줄기가 등을 가격하는 순간, 나는 응암동 할인마트 3층에 여전할 그 검정색 안마의자의 300만 원짜리 성능을 추억했다. 툭툭툭. 푹푹푹. 손님 시연용 상품에 30분 이상 앉아계시면 곤란합니다. 지금 없이 산다고 무시하시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네 그렇군요. 반면 물대포는 차별하지 않았다. 만인에게 축축하게 쏴아. 얼마...

촛불을 걱정하지마라

나이를 먹으면 대개 지혜로워진다. 다만 그 지혜가 세계에 적용될 수 없음을 깨닫기에 또한 대개 입을 다물게 된다. 무기력이 아니다. 비관이나 자조도 관조도 아니다. 세대를 흘러 아주 조금씩 학습되는 반복의 묘를 동물적으로 체감할 뿐이다. 그렇게 지구의 풍경과 삶이란 묘하게 되풀이되는 것이다. 다만 지혜롭지 못한 자들은 나이를 먹고도 주책이라 입으로 배변...

광장 위의 엄마

광장에서 엄마를 만났다. 전경버스를 잡아 끌어낸 직후, 교보빌딩 맞은 편 커피빈 앞에서였다. 목장갑 손으로 빗물 닦고 씩씩대는데 누군가 길 가는 내 팔을 덥석 잡아 쥔다. 엄마야 놀래라. 맙소사 엄마입니까. 네 엄마입니다. 내 눈 앞에 선 엄마는 초현실적인 엄마였다. 당황스럽다. 마냥 선량한데다 눈 나쁘고 체구마저 작은 중늙은이가 비를 맞으며 거기 서 ...

광장에서 봅시다

어청수가 지난 26일 말했다. 어떤 때는 80년대식 강경진압 한 번 해볼까 싶기도 하다. 과연 어제 새벽 두 명의 손가락이 잘려나갔다. 한명은 이빨에, 다른 한 명은 방패에 찍혀 잘려나갔다. 제대로 파악 못한 언론은 이빨에 잘린 아주머니 이야기와 방패에 잘린 아저씨 이야기를 뒤섞어 보도했다. 설사 잘린 사람이 아저씨 한 명 뿐이라도. 우와 한국에 더 이...

광장에 대중문화가 사라졌다

중요한 때 중요한 장소에는 늘 중요한 대중문화가 존재했다. 그러나 2008년 광우병 정국의 광장에는 대중문화가 없다. 68혁명 즈음의 유럽과도, 87년의 한국과도 다른 양상이다. 대중문화의 실종은 무엇 때문인가. 광장에 대중문화가 사라졌다. 온전하게 적확한 수사는 아니다. 있다가 사라진 게 아니다. 처음부터 없었다. 우리가 평소 듣고 보고 읽던 것...

국가전복을 위한 괴수들의 모임

촛불장난을 그만하라는 말장난

한국인의 냄비근성이란 허황된 말이다. 쉽게 끓고 식는 성향이 민족성 따위에 잠재할 이유도 근거도 없다. 이 말은 애초 정권과 언론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지금은 제 혼자 알아서 작동한다. 마치 숙명처럼 사용되면서 마침내 하나의 프레임을 구성한 것이다. 냄비근성 프레임은 이 땅에 사는 자들이란 원래 그렇고 그런 것, 이라는 자조와 비관을 시민 개개인에...

우리는 과연 이길 준비가 되어 있나

25일 새벽 청계 광장 광장에 대하여 비폭력을 쉽게 말하지 마라 우리의 무기는 우리의 다름이다 5월 25일 새벽 경찰의 첫 번째 폭력진압 이후 빠짐없이 광장에 나가 새벽을 지켰다. 얻어맞기도 했고 남이 맞는 걸 지켜보기도 했다. 그 2주일 동안 광장의 패러다임은 여러 차례 변모해왔다. 처음 출발은 문화제였다. 그 다음은 과잉 진압에 대한 분노...

우리의 무기는 우리의 다름이다

25일 새벽 청계 광장 광장에 대하여 비폭력을 쉽게 말하지 마라 서울대가 5일 동맹휴업에 들어간다. 애초 저조한 참여율로 성사가 불투명했다. 엘리트 집단의 마음을 움직인 건 미디어에 노출된 음대생의 폭행 장면이었다. 군홧발에 치이고 밟히는 이미지의 얕은 권력이 판도를 바꿨다. 서울대의 전체 유권자 수가 16,990명이다. 그 가운데 8,760명...

비폭력을 쉽게 말하지 마라

25일 새벽 청계 광장 광장에 대하여 우리는 가짜 세계에 살고 있다. 지금 창문을 열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언뜻 평안해 보이는 주변을 둘러보라. 이 평안은 조작된 평화다. 우리가 평화롭다고 생각하는 일상은, 우리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더러운 것들로 존속되는 것이다. 이 더러운 것이 필요악이라 생각하는 처연함은 패배주의다. 요컨대 가짜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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