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박근혜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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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상한 일이죠. 세를 누리고 있을 때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일 말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박근혜가 이미 대법원의 판단이 명확하게 서 있는 인혁당 사건에 마저도 정확한 워딩을 주지 못하는 건 여러가지를 시사합니다. 이를테면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처럼, 박근혜의 주변에 아무리 근사한 싱크탱크가 조성돼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어쩔 수 없다는 것, 끝내 유신 멘탈의 연장선 상에서만 기능할 한계를 타고났다는 것입니다.

2. 이건 단순히 1차 인혁당 사건과 2차 인혁당 사건을 구분하지 못한다, 와 같은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역사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판단의 문제죠. 일본이 전범으로서의 자기 책임을 외면하고 위안부에 관한 강경한 입장을 가지는 것, 독도에 대해 분쟁지역화의 의지를 드러내는 것, 이런 것은 그들의 역사의식이 다른 나라보다 특별히 더 열악하고 피폐해서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 입장을 갖고 나아가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태도'가 일본 내 현실 대중정치에서 정치인으로써 보다 나은 스탠스를 차지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가 정말 아버지를 너무 존경해서, 인혁당에 대한 입장이 너무나 확고해서 이런 자충수를 두는 걸까요? 1, 2차도 구분 못하는 걸 보면 애초 이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한 적도 없는데요? 애초 그런 문제가 아닌겁니다. 그녀는 '인혁당'을 비롯한 몇가지 문제들에 있어서 일관되게 반민주적인 입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정치적 생명을 타고난 것에 가깝습니다.

3. 개인적으로 쿠데타와 유신독재를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로 여기는 박근혜가 정치인을 자처하고 심지어 환영받는 상황이 가증스럽지만, 그 권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혁당 관련 발언과 같은 팩트들이 쌓이다 보면 조금씩 명확해지는 것이 있지요. 이런 식의 '버릴 수 없는' 입장을 가진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을 때, 문제해결과정에서 바로 그 입장 때문에 반민주적, 헌법파괴적 선택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정준길 '금태섭과 택시서 통화' 사실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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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기까지 왔어요. 거짓말은 거짓말을 만듭니다. 거짓말은 다른 거짓말이 전제되어야 성립이 됩니다. 물론 '사실'이라는 건 보는 각도마다 결이 달라 입장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련한 사람들은 거짓말과 진실을 반반씩 섞어 상황을 전개합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검증이 어렵거든요. 그러나 이를테면 택시를 탔다, 승용차를 몰았다, 와 같은 명백한 사실관계를 어그러뜨리는 건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일이죠. 적어도 이 정도 규모의 일에 있어선 말입니다.

아무래도 정준길씨가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못하거나, 지금 당장 회생할 길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상황을 인정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블랙박스와 같은 실질적 증빙자료가 공개되어 처참하게 도륙되기 전에 스스로 한 점 의혹없이 깨끗하게 설명하고 인정하는 것이 훗날을 위해 나은 선택일 겁니다.

(추가) 검증 가능한 사실관계 안에서 주어진 단서만 가지고 이야기하자는 게 일관된 논지인데 뭐가 바뀌었다는 건지 모르겠군요. 여러분이 애초 편을 정해두고 말을 보태니 그런 겁니다.


너의 몸은 음란하다


박경신 교수에게 3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나는 이 시끄럽고 반복적인 음란물 소동 과정에서 <조선일보>의 기사가 제일 흥미로웠다. 쏟아지는 언론 공세에 맞서 스스로를 변호하려고 박 교수가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을 블로그에 올리자, <조선일보>가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로 이를 소개한 것이다. ‘남자성기 사진 올렸던 방통심의위원 이번엔 여성음부 그림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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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도매가로 팝니다

미디어가 공포를 적극 전파하고 나아가 조장하며 궁극적으로 사익을 도모한다는 이야기는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란 이율배반적이다.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도 당장 눈앞의 교통사고 현장 앞으로는 모여든다. 어제 그 연쇄살인에 관련된 기사에는 관심을 보인다. 웹툰이, 애니메이션이 폭력을 조장한다는 분석에는 귀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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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불출마 종용, 판단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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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준길의 기자회견 전문을 읽었다. 한쪽은 농이고 다른 한쪽에겐 협박이다. 차분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건 정말 (믿을 수 없게도) 농일 수 있다. 혹은 나도 너만큼 중요한 사람이 되었고 이런 정보까지 접근 가능하단다 너 이런 이야기 아니, 식의 인정투쟁이었을 수도 있다. 정확한 뉘앙스를 파악할 수 있는 통화내용 녹취소스가 없는 이상 지금 드러난 정준길-금태섭의 주장들만 가지고선 판단이 불가하다. 그것이 몇시에 이뤄진 통화든(농을 걸 수 있는 통화 시간에 관한 상식은 저마다 다르다. 별 거지같은 새끼 다보겠네, 라고 투덜거릴 순 있어도 진의를 단정지을 순 없다), '사실관계를 부각시키'라는 문자사진이 등장하든, 이를 독해하기 위한 틀은 정황 밖에 없고 '사실관계'라는 똑같은 단어 조차 진영에 따라 말 자체의 맥락이 달리 해석될 것이다. 결국 논증 불가한 상황에서 '누가 더 진심' 레이스와 같은 공허한 말잔치만 이어지는 중이다.


2. 지금 이 상황에서 파악할 수 있는 건 박근혜쪽에서 안철수를 겉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나머지는 빤한 수사에 불과하다. 확인 불가능한 워딩을 가지고 조롱하는 건 편하고 즐거운 소일거리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현재 유동 가능한 대선 표심에 (야권에)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이런 식의 가십성 공방이 유권자의 피로감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더 크다. 판단은 (이 문제의 실체가 공세를 위한 공세가 아닌 검증 가능한 것이라면)정확한 증거가 제시된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3. 진심, 사람, 상식이라는 수사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명백한 진실을 모색하는 게 아니라 "너는 대체 누구편이냐" "전향했냐"는 식으로 어느 한 쪽의 진영에 닥치고 종속되길 외치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쿠데타와 유신독재를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로 여기는 박근혜가 정치인을 자처하고 심지어 환영받는 상황이 가증스럽지만, 그 권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비전이 아닌 공방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그렇게 이길 수 있었으면 단 한 번도 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냉소적인 사람이다

나도 안다. 나는 냉소적인 사람이다. 나는 대개 만사가 짜증스럽다. 기부를 한다고 하면 손뼉을 치다가 기부가 필요 없는 체제를 만들자고 주장하면 빨갱이라 욕하는 알량함이 우습다. 비닐하우스에서 라면 먹고 금메달 딴 이야기가 공동체의 부끄러움이 아닌 미담이 되어, 1등이 되지 못한 다른 모든 이들이 그저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어 버리는 풍경이 꼴사납다. 진심이니 상식이니 시민의 힘이니 국민의 명령이니 그저 맹목적으로 뜨겁고 자기만 옳은 정치 수사들과, 상대를 절대악으로 규정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는 정의로운 자들로 가득찬 인터넷 게시판을 폭파시키고 싶다. 이런 항문에 팟캐스트를 쳐박을 놈들. 짜증이 어느 선을 넘으면 도피처가 필요하다. 그럴 때 보통 공포영화를 틀어놓는다. 네 놈들을 살려두기에는 쌀이 아깝다 이런 척추를 뽑아 뼈와 살을 발라내 대패로 젖꼭지를, 그러다가 곰인형처럼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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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가십이었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와 임순례 감독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한 건 꽤 오래 전부터였다. 크랭크인을 앞두고 홍대 인근에서 열렸던 고사 때부터 이미 말이 많았다. 촬영이 시작된 뒤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단들이 벌어졌다. 사실상 파국은 거의 예상되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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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 모스크바


조스 웨던과 어벤져스

시사실에 불이 들어왔다. 남자는 어두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영화는 예상보다 훨씬 더 형편없이 나왔다. 남자가 쓴 애초의 각본은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여고생을 다룬 오싹하고 멋진 이야기였다. 완성된 영화는 그의 각본에서 최소한의 캐릭터만 남긴 채 새로 쓴 것처럼 보였다. 가볍고 무성의했다. 남자는 크게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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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영웅으로 죽든가 악당으로 살아남든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 관련해선 마지막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첫번째 글_코믹스와의 연관성: (네이버영화) 어둠의 기사 '부러지다'
두번째 글_아쉬운 점 중심: 다크 나이트 라이즈 스포일러 자유 토론

(스포일러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는 사회정의와 공익의 방법론에 관한 이야기였다. 모든 사실에는 동전의 양면보다 더 많은 수의 결이 있다.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공평한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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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라이즈 13인치 피규어

핫토이에서도 예판 중이지만 이제는 관절인형에 점점 관심이 떨어져요.

디씨 다이렉트에서 출시한 스테츄입니다. 크기는 13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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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라이즈] 스포일러 자유 토론 글타래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일단 이 글부터 보시고요.

(네이버영화 커버스토리) [다크나이트 라이즈] 어둠의 기사 '부러지다'



이 밑의 내용은 영화를 본 분들만 읽으시길 바랍니다.
다들 스포일러에 민감해있으니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의견을 교환해봅시다.

*스포일러 경고*
*스포일러 경고*
*스포일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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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라이즈] 어둠의 기사 '부러지다'

[다크나이트 라이즈] 어둠의 기사 '부러지다'

전문: 이 글은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 전 날, 그러니까 사람들이 스포일러 노출에 가장 민감하고 짜증스럽게 반응할 때 노출될 예정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배트맨이 나온다는 말조차 비밀스럽고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그때 말이다. 그러니까 이 글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관한 이야기가 없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관한 이야기’이 되어야만 한다. 그게 가능할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관통하는 세가지 키워드-돌아오다, 추락하다, 솟아오르다-와 함께,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비드 S. 고이어가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이야기를 구축하면서 스크린 밖에서 가져온 것들을 살펴보자. /허지웅 (네이버영화 '커버스토리')

나머지 읽기


우주개


스푸트니크에는 '사상 최초'보다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수사가 더 어울리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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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시: 결말이 급작스러울 수 밖에

제작배급사마다 내부 모니터시사를 한다. 그 중에서도 CJ엔터테인먼트의 내부시사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편이다. 딱히 공신력이 있다기보다 업계 공룡의 가십 같은 것에 가깝다. 일반 관객의 취향을 잘 대변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늘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코리아>는 내부시사에서 “만장일치” “초대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흥행 결과와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186만). 재미있는 사실은, 이 내부 모니터시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는 있어도 낮은 점수를 받았던 작품이 흥행하는 일은 꽤 드물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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