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과 어벤져스

황당한 기획이었다. 마블 유니버스의 어벤져스를 스크린에 재현하겠다는 생각은 야심을 넘어 몽상에 가까웠다. 실현되더라도 우스꽝스러워 보일 게 빤했다. 대체 영화 한 편에서 그 많은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스파이더맨> 정도를 제외하면 <판타스틱4> <헐크> <데어데블> 등 마블 원작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마당에 무슨 수로 투자를 받을 것인가. 이 유서 깊은 코믹스 팬덤의 다양한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할 것인가. 그러나 마블은 집요했다. 직접 제작사를 만들었다. <아이언맨>부터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어벤져스>로 향하는 밑그림을 하나씩 완성해나갔다. <캡틴 아메리카> 말미에 삽입된 <어벤져스> 예고편은 사람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이게 정말 가능했단 말인가. 그렇게 우리 앞에 <어벤져스>가 도착했다.

<어벤져스>는 완벽한 기획의 승리다. 마블 엔터테인먼트(지금의 마블 스튜디오)를 설립해 <어벤져스>라는 큰 그림을 그려놓고 그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영화화했다. 이것은 흡사 <시빌 워>와 같은 큰 볼륨의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각 캐릭터별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코믹스 전략을 닮아있다. 물론 비용 대비 위험한 도박이다. 운이 따랐다. <아이언맨>이 흥행에 실패했다면 여기까지 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예산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경우 기존의 할리우드 시스템과도 구별되는 마블의 비전은 향후 큰 귀감이 될 것이다.

충성도 높은 관객들이 <아이언맨>부터 <캡틴 아메리카>까지 예습을 충실히 한 상황에서, <어벤져스>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 정도만 대사를 통한 사전 맥락이 언급되는 정도다. 이야기는 단도직입적이다. 팀이 조직되고 첫번째 위기를 극복한다. 쉴드 본부 시퀀스까지는 다소 늘어지는 기미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후 이 제멋대로인 슈퍼영웅들의 팀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도대체 눈을 뗄 찰나의 여유를 찾을 수 없다.

<어벤져스>의 가장 빼어난 미덕은 덩치가 크고 비싼 블록버스터임에도 인물들의 개성과 화학작용이 뛰어나다는 데 있다. 덕분에 도심 파괴 시퀀스마저 시끄러운 소음 대신 활기와 흥분으로 가득하다. 아이언맨의 개그는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 같은 딱딱한 인물들 가운데서 거의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성공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다소 약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리더쉽으로 슈퍼영웅들의 존경을 받는 코믹스에서의 매력이 잘 구현되었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가 다름 아닌 헐크라는 대목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여태 스크린에 옮겨진 그 어떤 버전의 헐크도 이처럼 눈부신 적이 없었다(변신 이후의 헐크 목소리는 ‘원조 헐크’ 루 페리노가 직접 연기했다).

(여기서부터는 후속편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여지 없이 보너스 영상이 삽입되어 있다. <어벤져스>의 후속편에서 악당 역할을 할 캐릭터가 드러난다. 마블 유니버스 안에서 최강의 악당을 꼽을 때 ‘갈락투스’와 1, 2위를 다투는 ‘타노스’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어벤져스> 프랜차이즈에 타노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징후는 2년 전 샌디애고 코믹콘에서 타노스가 착용하는 ‘인피니티 건틀렛’이 5분 동안 깜짝 전시되면서 일찌감치 감지된 바 있다.

사실 그 힘이 사기에 가까운 타노스가 등장하게 되면 지금의 어벤져스 팀원들로는 절대 상대할 수가 없다. 적어도 <판타스틱4>가 추가되어야 이야기라도 가능해진다. 현재 <판타스틱4> <엑스맨>의 권리는 폭스에, <스파이더맨>의 권리는 소니에 있다. 반가운 사실은 마블/디즈니가 “이들 저작권을 모두 가져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현재 마블 스튜디오가 기획 중인 프랜차이즈에는 <아이언맨 3> <토르 2> <데드풀> <앤트맨>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2>가 있다. 2015년 즈음이면 스파이더맨과 헐크와 더 씽이 타노스에 맞서 싸우는 <어벤져스 2>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면 <시빌 워>의 영화화까지? (주. 시빌 워: 초인등록법안을 둘러싸고 슈퍼히어로들이 이를 지지하는 아이언맨 진영과 반대하는 캡틴 아메리카 진영으로 나뉘어 내전을 벌인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긴다. 허지웅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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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yung 2012/04/30 14:12 # 삭제 답글

    엄청 기대되는 어벤져스~!
    그리고 Thor 2 도 기획중이라니!! +_+
    흥행면에서 별로였던Thor 이해할수가 없었던 1인.
  • 달빛은못이겨 2012/04/30 14:17 # 답글

    멋지군요! 단순히 열정과 기대치만이 아닌, 철저한 준비 속에서 이루어졌기에 어벤져스가 성공했군요!

    개인적으론 헐크가 저렇게 멋지게 나와줘서 좋았어요ㅋㅋㅋ
  • 붉은비 2012/04/30 16:48 # 삭제 답글

    1. 판권 안 찾아와도 시빌 워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스파이더맨이 복면을 벗는 명장면을 볼 수 없게 되면 유감이겠지만...

    2. 타노스야 능력치가 고무줄인 캐릭터니까 어찌 어찌 지금 멤버로도 가능할 듯 한데요.
    사실 어벤저스에서 상위 전투력 가진 멤버들은 다 있는 듯 하니 말이죠...
    (타사가 판권 가진 캐릭터 중 토르, 헐크와 맞짱 가능한 건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 정도인 듯.
    근데 어차피 그 둘은 어벤저스 멤버는 아니니까...)

    3. 판타스틱4를 출연시킨다면 대체 크리스 에반스는 어디 소속으로? ㅋㅋ
    스칼렛 요한슨과 제시카 알바가 한 영화에 나온다고 생각하면 분명 엄청난 호사겠습니다만...
  • 無chaos 2012/04/30 17:42 #

    전에 어디서 본 정보이지만
    판타스틱4 리부트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 오엠지 2012/04/30 18:39 # 답글

    캡틴아메리카가무척 빛났더 어밴져스 ㅇㅇ
  • 동굴아저씨 2012/04/30 18:47 # 답글

    마크7 주세요......ㅠ.ㅠ.....
  • j 2012/04/30 21:42 # 삭제 답글

    배트맨이아십다...
  • 잠본이 2012/04/30 23:22 # 답글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시발워(...)는 한 36부작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야...(무리다)
  • 김사장 2012/05/01 00:01 # 답글

    농담으로 한 얘긴데 어벤져스 2에
    나탈리 포트만 - 제시카 알바 - 기네스 펠트로우 - 스칼렛 요한슨
    이렇게 참전하면 관객 관련 모든 기록을 깰수 있을거 같아요[...]
  • 김깡통 2012/05/01 20:14 # 삭제 답글

    아옼ㅋ 성님 담배 끊어요
  • rainism 2012/05/03 15:57 # 삭제 답글

    시빌 워 까지 가겠죠...^^
  • Mee 2013/03/05 18:20 # 삭제 답글

    보통 상단 사이트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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