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들, 과거에는 그랬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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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들, 과거에는 그랬을 겁니다.

[딸 학교 보내기, 또 다른 마약] 살림 배우자고 해도 안듣고, 책가방 빼앗으면 울고불고.. 매일 딸년과 전쟁.

IT가 일상을 파고든 이후 매체의 주요한 베스트셀러 아이템 가운데 하나가 아이티 주의보입니다. 내용은 유사 마약이고요, 담론은 공포이지요. 공포를 파는 건 유사 이래 가장 확실한 세일즈입니다. 특히 조선일보가 이 방면에 아주 뛰어납니다. 공포를 팝니다, 공포를 팔아요! 그럼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공포를 산답니다. 인터넷이 니 아이들을 망친다! 어쩐지 아이들이 내 마음대로 안되더니 아이고 네 네.

도구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SNS가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말을 굉장히 싫어하는데요, 그런 말이 문장 가운데 아무렇지 않게 생략되고 있는 개인들의 실체적인 행동과 희생을 부차적인 것으로 격하시키기 때문입니다. 도구를 신화화해서 그것이 여러분 자녀를 망칠 것이라 말하는 쪽이나, 혹은 그것이 그들을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로 이끌 것이라 말하는 쪽이나 세상을 기만하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도구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 가운데 특히 효과적인 도구들이 튀어나오기 마련이고요. 우리들은 그에 적응하고 말고를 떠나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세상을 투영하고 실현하게 되는 거지요.

우리 부모님과 우리가 달랐 듯, 아이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과정을 거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앞으로는 '더욱'이요. 이에 대해 기성 세대들은 우려를 표시할 겁니다. 어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마약처럼 이야기하겠지요. 큰일 난다고. 시간을 정해야 한다고. 종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심지어 인터넷이, 특정 게임이 살인마의 방아쇠였다고.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아이들에게 그와 같은 생태계는 말 그대로 세상을 이루는 수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이 롤라장에 가서 받아들이던 정보와 유사한 층위의 권위를 갖는 '경험'에 불과하다고요. 다만 조금 더 다양하고 흥미로우니까 재미는 더 많이 가겠지요. 그렇다고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자, 물론 그에 민감하고 과도하게 반응하는 어떤 '개인'들도 있겠지요. 콜럼바인 총기 가해자 같은 아이들 말입니다. 바로 그런 개인들이 조선일보 같은 매체의 공포 세일즈 아이템이 되는 것이겠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그것은 도구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 개인을 둘러싼 총체적 상황과 환경의 맥락상 문제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이요. 부모님들이요. 그 '개인'들의 반사회적 행동이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게임이나 인터넷이 아니라 여러분 부모님들의 은폐와 검열을 비롯한 잘못된 선택들 때문이라니까요. 여러분의 병적인 집착 때문이라니까요. 괜한 게임이나 인터넷 같은 것에 책임 돌리지 말고 이런 기사에도 관심 주지 말아요. 도구에 책임을 돌리는 건 핑계입니다. 삶의 패턴이 달라졌고, 여러분들이 통과했던 시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부모님들은 자꾸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한 이후의 세계를 병균과 비슷한 것으로 규정한 채 아이들에게 필터링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안일한 존재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혹은 우리가 당연히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의 또 다른 가능성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후자라면 부디 쓸데없는 공포에 함몰되어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검열하고 가리고 은폐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스스로에게 허락된 꼭 그 만큼 아이들은 발전하고, 여러분이 상상할 수 없는 이후 세대의 특별한 존재로 성장할 겁니다. 그저 여러분의 깜냥 안에서만 기능할 수 있는, 나이만 어린 구태의 존재로 키우길 바라신다면 마음대로 하세요. 애들이 커서 아이고 우리 부모님 좋은 신문 보시고 참 저희를 잘 기르셨어요, 손뼉치며 좋아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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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et진보 2012/01/31 20:49 # 답글

    공포를 팝니다. 분노를 팝니다.그리고 보니 나곰수에서 많이 나오는거군요.
  • 보더 2012/01/31 20:51 # 답글

    잘 되면 내탓 안 되면 도구탓이죠.
  • asdf 2012/01/31 20:58 # 삭제 답글

    또 다른 공포 마케팅으로는 엄연히 찬양고무죄에 해당하는 김정일 분향소 설치 행위에 대한 불허와 처벌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불꽃쇼를 보이는 것도 있지요.
  • 호무호무 2012/01/31 20:59 # 답글

    맞는 말이고 아주 공감되는 글이긴 한데 4년 전 광우뻥으로 그토록 공포마케팅 조성하면서 난동에 동참했던 분이 쓸 글은 아닌 거 같네요
  • 의자 2012/02/01 00:52 # 삭제

    수꼴 종특 물타기
  • net진보 2012/02/01 12:40 #

    이렇게 수꼴이 한명더늘어납니다.
  • 2012/01/31 22: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닉네임 2012/02/01 03:11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허지웅님. . . 그런데 이 글과 무관해 보이는 덧글이 좀 있네요
  • net진보 2012/02/01 12:41 #

    이명박이라는 공포팔기 분노팔기 나꼼수의 개치프라이즈 아니던가요?ㅋㅋㅋㅋㅋㅋ
  • 빅마마 2012/02/01 04:35 # 삭제 답글

    님의 말이 일정부분 맞습니다만, 시끄러운 음악을 들려주면 집중력이 떨어지듯
    난폭한 게임에 노출된 빈도가 높을수록 난폭성이 증가되는 것도 실험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부모세대가 걱정하는 것은 어떤 매개의 이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 매개로인해 인성이 파괴되는 것입니다.
  • ㅋㅋㅋ 2012/02/01 10:52 # 삭제

    전형적인 프로세스. 난독증 환자 출현
  • 한빈 2012/02/01 06:47 # 답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미래가 앞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되거니와 실현될 수도 없지요.
    앞으로 벌어질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에 대처하는 자세로부터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그 '공포에 대한 집착'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겠지만 어디선가 어긋나버린 것 같네요.
  • net진보 2012/02/01 12:44 #

    저는 오히려 기성세ㅐ와 다를 바없다고 생각이되는군요. 조선일보....를 공격하는 논리....예전에는 올바른 언론을 위해;;;노력햇다면...노꼼수로 대표되는 오히려 일부 젊은 새대분들은 예전 어떤분들이 비판하던 조선일보독자보다 못하는 정보를 모으는것과 그정보의 판단을 나꼼수에서 하는 대로 신뢰해버리는 그런 류가 되어버렷으닠ㅋㅋㅋ
  • MCtheMad 2012/02/01 11:43 # 답글

    쉬운 논리가 잘 팔리는 법이니까요. 그 신문은 잘 팔리는 이야기를 팔겠지요
  • net진보 2012/02/01 12:44 #

    뭐 그래서 나곰수가 인기잇는것일지도 모르겟습니닼ㅋㅋㅋㅋ
  • ㅁㅁㄴ 2012/02/01 17:45 # 삭제 답글

    나꼼수에 강박증이라도 있는 거 같은 애가 하나 있네....심지어 허지웅은 평소에 나꼼수 까는 포지션이었는데도ㅡㅡ
  • donna 2012/04/02 01:44 # 삭제 답글

    앞으로 벌어질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에 대처하는 자세로부터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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