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스캔들>의 왕석현군 인터뷰. 교정이 다 끝난 원고를 새벽에 마지막으로 손질하면서 제목을 바꾸었다. 뭔가 약해보여서. 그런데 온전하지 않은 정신 탓에 박보영을 이보영으로 써버렸다고. 결국 오타 그대로 잡지가 나와 버렸다. 정말이지 미치고 환장할 노릇. 이를 어째. 일단 나는 병원부터 좀 가봐야 쓰겠다. 석현군과의 만남은 재미있었다. 왕석현군, 어머니와의 실제 대화를 토대로 존칭만 재구성한 기사다.

왕석현 선생님이 오셨다. 구르듯 들어오자마자 스튜디오 내부를 스윽 둘러보셨다. 다들 얼어붙었다. 그러더니 환하게 웃어주신다. 스튜디오에 있는 모두가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리며 수줍어했다. 바로 촬영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선생님께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원더걸스의 NOBODY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감히 제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춤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어느 덧 음악이 사그라지자 선생님깨서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 가만히 섰다. 사진작가가 입맛을 다시며 카메라를 들었다. 그러나 때마침 터져 나온 빅뱅의 마지막 인사가 선생님을 다시 한 번 자극하고야 말았다. 왕석현 선생님의 새로운 춤이 시작됐다. 원더걸스와 빅뱅 사이의 시간 동안, 우리는 그저 무력하게 선생님과 춤을 출 수밖에 없었다.
과연 프로다운 자세와 표정으로 순식간에 촬영을 마친 왕석현 선생님이 테이블에 앉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기자의 첫 번째 질문이 시작됐다. 선생님 여자 친구는 얼마나 있으십니까. 별로 없어. 아, 네. 음, 그러니까 한 세 명 정도? 앗, 네. 아역배우 오디션 때문에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난 사이야. 그럼 모두 아름다우시겠군요. 뭐, 그렇지. 아마도 최연소 흥행배우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내가 집이 부산인데 영화 때문에 몇 개월 동안 서울에 머무는 중이야. 일이 있을 때만 외출하니까 사람 만날 일이 많지는 않은데, 식당에 가면 알아보고 아는 척 하는 누나들이 있지. 배우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겁니까. 우리 누나가 CF 아역스타거든, 그래서 누나가 오디션 보고 올 때마다 대본 뺏어서 읽어보고 감정에 취해서 울어도 보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체질에 맞는 것 같아. 누나보다 내가 더 잘해, 내가. 앞으로도 배우 일을 계속 하고 싶어. <과속 스캔들> 찍으면서 어려운 일은 없으셨나요? 그런 거 없었어. 그냥 처음에 오디션 때문에 서울 오가느라 고생했던 거, 그리고 밤샘촬영 할 때 조금 당황했던 거 정도랄까. 선생님 연기는 전형적인 아역 배우들의 그것과 굉장히 다른데요, 징그럽게 연기를 잘한다기 보다 아이의 목소리로 아이의 모습을 연기해내는 데, 그 호흡이 대단히 동물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슨 질문이 그래. 아, 죄송합니다. 아니야, 감독님이 처음부터 보통 아역배우들이 하는 것처럼 연기연습해오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했었거든. 나야 전에 연기를 해본 일이 없으니. 일단 그 상황에 몰입만 되면 나머지는 그냥 가는 거야. 그렇군요. 그런데 그러고 보니 차태현 할아버지랑 박보영 엄마랑 요즘 같이 사는 거 같아. 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아니 무대인사 나와서 차태현 할아버지가 개인기 같은 걸 하면 박보영 엄마가 자꾸 왜 그래 아빠, 막 그러더란 말이야.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어. 그런데 선생님께서도 할아버지, 엄마 그러시지 않습니까. (빤히 바라보신다) 죄송합니다.
마침내 인터뷰가 끝났다. 왕석현 선생님께서 손수 가져온 사탕 봉지를 들고 일어섰다. 그러더니 스튜디오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사탕 한주먹씩을 선사하셨다. 우리는 그저 뭉클한 마음에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문을 열고 나가시기 직전,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기셨다. 고생들 했어. 글_ 허지웅 (<프리미어>)
정말 그렇게 말했다. 고생들 했어요. 아이고 너무 귀여워.




덧글
염맨 2008/12/29 18:33 # 답글
우와, 재미있어요.--G-- 2008/12/29 18:36 # 답글
우하하하... 한참 웃었어요.校獸님ㄳ 2008/12/29 18:37 # 답글
와 ㅋㅋㅋ 정말 귀엽네요.팀리 2008/12/29 19:12 # 답글
헉 너무 귀여워서 덧글을 안 남길 수가 없네요!!제제 2008/12/29 19:49 # 답글
아흑 그 현장에 있고 싶은 생각이 막 드는 인터뷰네요;ㅁ; 상상만 해도 즐거워요~렉스 2008/12/29 20:02 # 답글
푸하하.LC 2008/12/29 20:32 # 삭제 답글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그런데 신인연기자의 이름을 잘못 입력하셨다니.. 요즘 영화 잘되고 있어서 팬들도 부쩍 늘었던데 원성 좀 사실듯 ㅎㅎ
. 2008/12/29 20:43 # 삭제 답글
고생들 했어..라니 ㅋㅋㅋㅋ어우 너무 귀여운데요? ㅋㅋㅋ
Kennedy 2008/12/29 21:18 # 답글
순간 이게 뭔가 했는데이윽고 '하하하'가 터졌습니다. :)
Raymundo 2008/12/29 21:26 # 삭제 답글
아이고 귀여워요 >.<예니체리 2008/12/29 21:54 # 답글
무슨 꼬마가 상당히 건방진 어조네요.영화로 봤을 땐 귀여웠는데....
SDeath 2008/12/29 22:01 # 답글
↑ '존칭은 재구성했습니다' 라고 하는군요; 상식적으로;;sang 2008/12/29 22:13 # 삭제 답글
잡지서 보고 재밌었는데존칭만 재구성한 걸 알고나니 더 재밌네요 :)
과속스캔들, 너무 재밌게 봤어요.
TokaNG 2008/12/29 22:56 # 답글
고놈 참 귀엽네요~forthee 2008/12/29 23:03 # 답글
과속스캔들 생각하면 아직도 행복해집니다.^^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고생들 했어요. 영화랑 실제 성격이 많이 비슷한 모양이네요..ㅎㅎㅎ 진정 귀엽네요.
베리배드씽 2008/12/29 23:17 # 답글
귀여워라~ 양배추 인형 같아요 ><말이 좀 이상해지는데 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아이다운 데가 있어서 더 예뻐요.
한군 2008/12/30 00:07 # 삭제 답글
주제 사라마구처럼 쓰셨나요, 일부러.이런저런 2008/12/30 01:56 # 답글
별로 아이랑 안친할 듯한 인상이시던데;; ^^;;길라엔 2008/12/30 04:03 # 답글
어므나 귀여워요! ㅋㅋ그런데 석현군의 노바디는 대체 어땠나요.. 그것도 진짜 궁금해요!아이 정말 귀엽네요... 어린 나이부터 촬영한다고 고생할 거 생각하면 마음이 또 안타깝지만...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_< 글도 잘 읽고 갑니다~!
폐묘 2008/12/30 08:57 # 답글
'고생들 했어요'라니 ㅎㅎㅎㅎㅎ귀엽네요헤비스 2008/12/30 11:15 # 삭제 답글
고 녀석 ㅎㅎ진사야 2008/12/30 11:41 # 삭제 답글
푸하하하하하석현어린이~!! 너무 귀엽고 훈훈하군요. ㅠㅠ 어쩌나 저 깜찍한 영혼.
허기자팬 2008/12/30 13:22 # 삭제 답글
프리미어 사진이랑 다르네요 그사진좀 짱이었는데 그나저나 기사 너무 잘쓰셨어요 >_<마른미역 2008/12/30 16:38 # 답글
으앙 ;ㅁ; 박보영님 성함을 틀리시다니요 ㅠ_ㅜ그런데 석현 어린이 참 귀엽네요 ㅋ
poise 2008/12/30 21:19 # 삭제 답글
왕석현 선생님께 다시 한 번 반하게 하는 인터뷰네요.ㅎㅎ白月淚那 2008/12/31 16:06 # 답글
웃기네,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