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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있는 동안 온갖 지저분한 병을 다 보았다. 어떤 건 보았고 어떤 건 겪었다. 훈련소 조교로 있다 보니 아무래도 볼 것도 많고 겪을 것도 많았다. 입대 전 심야를 뜨겁게 부비고 온 친구들은 종종 성병에 걸려 왔다. 취침 소등 이후 조용히 다가와 가려워 환장하겠다는 훈련병 앞에 나는 초라하고 무력했다. 그럴 땐 조용히 세면장으로 데려가 음모를 면도해주고 파우더를 바른 다음 날이 밝는 대로 의무실에 보내야 했다. 직접 면도를 하는 건 딱히 남자 고추를 좋아해서라기보다, 훈련병에게 면도날 개별 지급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아서 깎으라고 했다가 괜히 고추라도 베이면 입장이 곤란하다. 자살이라도 시도하면 더욱 그렇다. 설마 그럴까 싶지만 교장에 나가면 종종 똥도 주워 먹는다. 운이 좋으면 정신병 판정을 받는다. 운이 나쁘면 똥만 먹고 만다. 아무튼 세면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훈련병 음모를 면도하고 있는 나의 뒷모습을, 그 오해받을 만치 처연한 풍광을, 아주 가끔씩 떠올려본다. 삶이란 그렇게 고단한 것이라고. 사면발이 다리 개수 마냥 헤아릴래야 헤아릴 수 없는 것이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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