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봅시다

어청수가 지난 26일 말했다. 어떤 때는 80년대식 강경진압 한 번 해볼까 싶기도 하다. 과연 어제 새벽 두 명의 손가락이 잘려나갔다. 한명은 이빨에, 다른 한 명은 방패에 찍혀 잘려나갔다. 제대로 파악 못한 언론은 이빨에 잘린 아주머니 이야기와 방패에 잘린 아저씨 이야기를 뒤섞어 보도했다. 설사 잘린 사람이 아저씨 한 명 뿐이라도. 우와 한국에 더 이상의 좀비 영화는 필요 없다. 나라가 시민 손가락 씹어 먹는 마당에 무슨 괴물씩이나 괴물이 아깝지. 당시 현장에선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손가락 찾았다! 그 손가락이 아니래! 그러는 동안 어청수가 말한 “안전한 물대포”에 맞아 전투 경찰 한 명이 실신했다. 코미디다. 희비극이다. 오늘부터는 비폭력을 외치되 저들의 무장부터 해제해야 하는 게 우선이니 일단 집게를 가져가서 이빨부터 수거해야겠다. 여러분! 비폭력! 얘들아 입 벌려, 아. 간디라도 그렇게 했을 거야.
오늘부터는 참가 시민들에게 최루액과 형광색소를 섞은 물대포를 쏜다고 한다. 자택까지 쫒아가서 검거하겠다는 의지다. 적적한데 북가좌동까지 따라와주면 나는 좋아요. 말은 저렇게 해도 최루액을 사용하는 게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예전 시위 때도 최루성분 42g이 들어있는 사과탄이 공공연히 사용됐다. 지난 1999년 무최루탄 원칙을 공개적으로 자랑한 자들이 저렇다. 이명박과 어청수의 믿을 수 없이 얇고 얕은 셈이 드디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1세기 시민들의 몸에 쏟아지는 20세기 폭력은 당장의 효과를 떠나 독으로 작용할 공산이 압도적이다. 오늘 어청수의 80년대식 강경진압이 실제 이뤄지고 나면 모든 걸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제 정신이 아니다. 끝장이다. 이 정권은 상식을 가진 시민을 가만 두지 않는다. 시민의 피로감에 박카스를 뿌린다. 피곤하지? 집에 가서 쉬고 싶지? 쏴아.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오늘과 주말연휴 사이 끝을 보게 되고야 말테다.

입으로 손으로 떠드는 게 쿨해 보여도 쿨하지 않다. 그건 객관화가 아니라 냉철함을 가장한 무책임이다. 물론 그 또한 역할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참여하는 게 시민이다. 참여할 때 어렴풋한 국민이나 집단이 아닌 ‘시민’이 생긴다. 그렇게 힘이 생긴다. 바꿀 수 있다. 최소한 시민의 힘을 증명할 수 있다. 요컨대 그런 게 주권이다. 또한 상징의 힘이다. 명백한 상징 앞에 버틸 권력 별로 없다. 훗날 자녀들에게 무어라 말하겠습니까. 오늘은 금요일. 내일은 노는 날. 나는 마초 꿈나무라 이런 데 가서 힘자랑 안 하고는 못 견디겠어. 굴렁쇠 굴리며 마스크와 목장갑과 집게를 꼭 지참하고 가야겠다. 조금 있다가 광장에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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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zzyz review 허지웅의 블로그 : 광장 위의 엄마 2008-06-29 13:11:49 #

    ... 새끼가 걱정돼 나온 것이다. 하루 같이 광장을 쏘다니고 글을 뱉어내니 덩달아 화가 난 것이다. 아들이 그러니 그런가보다 하고 나온 것이다. 아니 어쩌면 광장에 나서야 시민이라는 을 보고 나왔나보다. 지금 방관하고 나중에 새끼들에게 무어라 말하겠냐는 말도 했었지 아마. 엄마도 시민이 되고 싶었을까. 부끄럽지 않고 싶었을까. 그래서 여기 오면서도 미 ... more

덧글

  • Criss 2008/06/27 17:42 # 답글

    광장에서 뵙겠습니다.
  • 리드 2008/06/27 17:45 # 답글

    '객관화가 아니라 냉철함을 가장한 무책임이다'라는 말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 boy 2008/06/27 17:47 # 삭제 답글

    이런식이라면 나도 더이상 못참아.
    물대포에 맞서 청국장이 섞인 오줌을 갈겨줄란다.
  • 실비단안개 2008/06/27 18:08 # 삭제 답글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 julia 2008/06/27 18:28 # 답글

    여튼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인 것 같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시고요!
    그런데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손가락이 잘린 것은 50대 남성분 한 분뿐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아닌가요? 대책위에서도 여성이 손가락이 잘렸다는 건 이야기가 잘못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고 봤거든요....
  • ALICE 2008/06/27 18:41 # 답글

    음..아프리카 중계 보던 남친이 해준 이야기로는 여성분도 손가락이 잘려나갔다고 하던데요..
  • 모카골드 2008/06/27 18:52 # 삭제 답글

    저도 지금 광장으로 나갑니다
    허지웅님도 조심하세요!
  • ⓧ아셀 2008/06/27 19:11 # 답글

    저도 내일 갑니다.

    전국민 형광 안료 바르기 캠페인이라도 해야겠어요 정말.
  • Jeff 2008/06/27 19:45 # 답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초 꿈나무에서 크게 웃음 ^^ 몸 조심하시길.
  • blue 2008/06/27 20:18 # 삭제 답글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단테
  • JoysTiq 2008/06/27 21:30 # 답글

    저도 갑니다. 광장에서 만나요.
  • 제이드 2008/06/27 22:35 # 답글

    내일은 꼭 가야겠네요 정말로 ㅇ_ㅇ
  • rm 2008/06/27 23:07 # 삭제 답글

    지웅님 글 너무 좋아해요 u//u
    꼭 몸 조심하세요!
  • OldBoy 2008/06/28 01:45 # 삭제 답글

    경찰청 망신은 어청수가 시킨다!
  • 우아 2008/06/28 01:55 # 삭제 답글

    이젠 광장이 아니라 투기장이군요. 흑흑. 하지만 저도 내일 갑니다.
  • 수요 2008/06/28 01:59 # 삭제 답글

    오늘 뵈요. 광장에서
  • 아이비 2008/06/28 02:54 # 답글

    마초 꿈나무님이 가시는데, 페미 꿈나무도 가야지요. 네. 광장에서 봅시다!
  • _de_ 2008/06/28 04:22 # 답글

    며칠째 새벽에 길바닥에 앉아 있으려니, 집에 돌아오면 감기기운에 시달립니다. 건강 유의하시고요. !
  • 몽양 2008/06/28 06:41 # 답글

    지웅님의 글은 언제나 피에르 파졸리니 냄새가 납니다. 사악 무도한 만행을 사악 무도하게 표현하는... 그러나, 지금 세상이 그런것 같네요. 그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네요. 저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조금 늦게 동참합니다.
  • 권팬 2008/06/28 13:02 # 삭제 답글

    평소 오동진님의 글을 좋아해 왔는데요,허지웅님도 이제 추가에요.역시'끼리끼리 유유상종' 이라더니,'프리미에'에서 같이 일하시는 분 답군요..
    근데 몇살이시죠? 아직 20대?아님30대?요즘 허지웅님에 대해 개인적 호기심이 막 생기는군요.티비에서 모습도 뵌거 같은데..기억이 잘?
    관심사나 생각이 저랑 많이 비슷하신거 같아요...그래서 반가워요.최근에 여길 발견하게 되서 글을 다 보진 못햇지만, 글 보니깐 얼마전 실연 하신거 같던데요.잘 이겨내시길..근데 바빠서(지금도 읽을 시간이 없고..) 대충 읽어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다시 돌아 올수도 있..아닌가? 여자분이, 지금 지웅님을 '간보고(?)표현이^^)있는 중일지도..
    저도 ,저는 한번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가는 타입이라,상대가 폭력이나,비이성적인 인간만 아니라면..지웅님 정도만 된다면야 이상한 분이 아닐테니 저라면, 인연을 아예 끊지는 않을텐데요..물론 그 여자분이 저랑 다를수도 있겠으나..만약 저와 같이, 한번 맺은 인연은 끊지 않는 분이라면 지금 지웅님을 시험하고 있는지도..

    "너! 나 사랑한다고??얼마만큼??어느정도 까지??내가 이렇게 까지 했는데도 날 끝까지 사랑할수 있겠어??너의 그 사랑한단 말이 얼마나 크고,깊은지,어디 까지 갈수 있는지,얼마까지 날 기다리는지,기다릴수 있는지 내가 지켜보겠어!!!시험해 보겠어..!!"

    혹시 이런 마음일수도..어쨌거나 사람은 자기가(내가) 걷어 차도, 나 좋다고 다른데 한눈 안팔고 끝까지 바보 같이 나만 바라보는 사람을,사랑을 바라죠..참 이기적이게도..아니면,다른사람에게 갔다고 해도 , 나에게 돌아오라고 하면 내게 다시 돌아올 사람을 바라죠.. 요즘 솔직히 이런 사람 드물잖아요?오히려

    "오호!그래!? 니가 감히 날차?그래 잘먹고 잘 살아라.이젠 더이상 너에게 집착하지 않는다!!"며 더이상 상처 받지 않기위해, 자기도 급하게 차갑게 돌아서는, 이런 사람들이 많죠.."너말고 여자(남자)는 또 얼마든지 있어!!"

    여자분이 '진정한 사랑에 대한 욕심'이 크면 클수록,또 평상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꼭 가진,이룬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거에요..저야 그 분을 모르지만,지웅님은 잘 아실테니..잘..
  • 권팬 2008/06/28 13:07 # 삭제

    아 참 몸 조심하세요..오늘 비도 오는데..
  • 권팬4 2008/06/28 16:26 # 삭제 답글

    허지웅님 부탁이 있습니다..꼭 공지에 올려주십시오..저는 컴맹이라 독수리 타법인데,여기다 지금 한시간 넘게 글을 썼는데,
    등록 하니까"유효시간이 지나서 등록을 할수 없으니 새로고침을 해서 다시 시작" 하란 문구가 떴습니다.그래서 제 피같은 시간과 어렵게 쓴글이 다 날라 갔습니다..흑흑..정말,이럴때 가장 맥 빠집니다..저번에도 여기다 글썼는데 등록이 안되서 의욕 상실로 그 글을 아직 까지 못쓰고 있는데요..
    예전에 다른 데에서도 그런적이 있었는데요..그 때 거기도 '이글루스'였습니다.원래 '이글루스'가 다 이런건지,네이버,다음 블러그는 이렇지 않던데요..아무리 오래써도 등록이 되던데...

    제가 컴맹이라 잘 몰라서 그러니 이게 어떻게 된 현상인지 알아내셔서,
    다른 분들도 저처럼 섰는데 등록 못하는 일이 없도록 ,

    "꼬옥 유효시간이 도대체 몇분인지 정확하게, 공지에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다 글쓰려니 조급해지고 겁부터 나네요..꼭 부탁 드려요..

    오늘 쓴 글도 다음에 다시 써야 겠군요..참 허탈 합니다..
  • Noche 2008/06/28 16:39 #

    한글이나 메모장 등의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여세요. 그리고 쓰시고자 하는 내용을 미리 쳐놓으세요. 원하시는 곳에 복사 - 붙여넣기하면 되겠죠. 물론 번거롭겠지만 타속이 느리시다면 그렇게 하시는 게 안전할 것 같아요. 앞으로 허탈해하실 일 없길 바라며 ^^;
  • 어머 2008/06/28 17:44 # 삭제

    님 귀여워요 ㅎㅎ
  • samaria 2008/06/28 18:55 # 답글

    구경꾼에 불과하지만, 저도 오늘 밤 나갈건데요. 그나저나 애가 빨리 자야할텐데...
    얘는 내가 뭘 좀 할려고 하는 날이면 눈이 말똥말똥..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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