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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의 키노키] 인디아나 존스, 영화와 함께 나이 먹는다는 것 ![]() 영화는 파라마운트 농담(파라마운트 로고가 나온 후 그와 비슷한 모양의 물체로 오버랩되는 시리즈 전통)과 함께 시작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아버지 헨리도, 친구 마커스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 빨갱이 색출해 때려잡자는 캠페인이 일상의 미덕이었던 1950년대 후반, 미국 군부대에 난입한 소련군과 그들에게 납치된 초로의 존스 박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소련군은 존스박사에게 군 창고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주길 강요하는 중이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레이더스> 마지막에 성궤를 봉인했던 바로 그 창고다(눈썰미 좋은 관객이라면 이 시퀀스에서 성궤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으로 존스 박사는 소련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써 대학에서 쫓겨나 망명길에 오를 지경에 처한다. ![]() 또 다른 문제는 다소 방만해 보이는 전개와 액션이다. 아닌 게 아니라 전작들을 환기해볼 때 다소 김이 새는 감이 없지 않다. <레이더스>의 트럭 추격이나 <마궁의 사원>의 탄광 철로, <최후의 성전>의 탱크 대 말의 사막 질주 같은 박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잠시 스티븐 시걸의 기억을 소환할 필요가 있겠다. 해리슨 포드와 스티븐 시걸 사이에는 헤어스타일 말고도 뚜렷한 차이가 발견된다. 이를테면 해리슨 포드는 세상에서 아픈 표정을 제일 잘 지어내는 배우다. 스티븐 시걸은 실상 거의 맞지 않고, 맞더라도 아플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추울 때나 배고플 때나 표정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실감이 덜 하다. 반면 포드는 어떤 영화에 나오든 꼭 얻어맞고, 여자에게 뺨도 숱하게 맞는데, 그럴 때마다 진짜 엄청나게 아파 보인다. 이 같은 해리슨 포드의 연기 특성은 인디아나 존스의 액션 스타일을 그대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른바 아날로그다. 액션 오락물로서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정체성이란 필요 이상으로 리얼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땅에 발을 딛고 있는, 흙내 섞인 피 맛과 활극의 쾌감으로부터 비롯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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