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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 <스피드 레이서>관련 글. 청탁 원고지만 어쨌든 영화에 대한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했다. <스피드 레이서>에 관해선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 최고의 편곡. 하루 종일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음 <스피드 레이서>는 보기에 유치하다. 대단히 단순한 구성과 전개를 보여준다. 간혹 참을 수 없어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유아적인 유머를 구사하기도 한다. 하나의 장면 위로 다른 시공간의 서사와 인물이 종횡무진 겹쳐 들어와 도무지 당황스럽다. 레이싱 경주 장면은 리얼리즘을 최대한 배제해 흡사 게임 장면처럼 보인다. 심지어 그 모든 광경이 무모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돼 종종 성의 없어 보일 정도다. ![]() 예의 그 ‘고유함’의 맥락에서 바라보면, 연기의 어색함과 CG의 완성도 따윈 <아이언맨>류의 영화와 기계적으로 비교되기 적합하지 않다. <스피드 레이서>를 이루고 있는 모든 요소는 ‘애니메이션에 최대한 가깝게’라는 목적에 충실한 것이다. 당연히 <스피드 레이서>의 CG역시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이라는 CG기술의 일반적 쓰임새와는 차별된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수잔 서랜든부터 비에 이르는 모든 배우들은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의 향수를 복원해내는데 주력할 뿐 땅에 발이 닿은 연기를 하지 않고, 또 그럴 이유도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모든 게 대중의 눈높이에선 과한 마니아 취향이다. <스피드 레이서>는 개성이 드문 영화로 남을망정, 누구나 환호할만한 여름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로 기록되지는 못할 것이다. ![]() 이 같은 생각의 줄기에서 조명해볼 때 <스피드 레이서>의 울림은 자꾸만 우리 주위 현실을 조명하게 만든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10대와 20대들의 촛불이 스피드 레이서의 마지막 경주 장면 위에 수시로 날아와 겹쳐진다. 주인공은 돈이 승부를 조작하고 결정하는 레이싱 세계의 그 모든 부조리를 처연하게 받아들여 ‘진짜 레이서’가 되라는 로열튼 회장의 권유를 단호히 뿌리친다. 이는 마치 현실의 또렷한 잘못을 무심히 흘리거나 원래 세상이 그렇다는 식으로 방관하지 않고 순전한 분노를 빌어 광장 위에 선 젊은이들의 열정을 환기시킨다. 이를 치기어리다고 욕하는 입은 극중 로열튼 회장의 그것마냥 대체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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