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스티븐킹의 말을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합니다. 허지웅님의 글에는 보통 사람이 따라할 수 없는 무엇이 있지요. '기름기 짙은 수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죽을 때까지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허지웅님의 화려한 데코레이션도, 진중권교수님의 선정적인 독기도 늘 재미있습니다. 물론 이 분들의 글에서 멋부림이나 독기를 제한다면 더 담백하고 정확한 글이 되겠죠. 하지만 그만큼 덜 읽히고, 흥미(지식계의 글빨에 대한 오락적 접근이 가능하다면)도는 떨어지겠죠. 먹물이건 글쟁이(감히 비하하는 의미가 아닙니다.)건, 많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목표로 하는 글쓰기를 한다면, 적절한 연출은 필수입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겠지요. 학문적 탐구에 쓰이는 문체는 무미건조하고 담백할수록 바람직할테고, 꾸밈이 화려할수록 '읽히는 글'이 되겠으나 한편으로는 진정성을 흐릴 수도 있겠죠. 맛을 잊을 정도로 데코레이션이 화려해도 안되겠지만, 문장 풀어가는 방법과 표현에 대해서 지나친 엄숙주의의 잣대를 들이대는 건, '순수예술은 재미없어야 한다'는 억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포장으로 인해서 더 읽히고, 내적 의미에 접근하는 사람도 늘어난다면, 나쁠 것 없겠죠. 특히나 문자가 범람하는 인터넷 시대에 '글'과 점점 멀어지는 아이러니를 보면 더더욱 그럴 것이구요.
위의 댓글들 중 상당수가 어째 팬덤처럼 느껴져 기분이 좋지가 않습니다. ozzyz 님의 블로그를 접한 지 수 년이 되었고 본받아야 하는 블로거 중 한 분으로 늘 생각해왔지만, 최근의 글은 분명 GQ보다 더 GQ스러웠습니다. 영화 평론보다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글에서 그런 느끼함이 더 심했다는 건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비해 호소력은 옅어지고, 이지자의 지적 유희처럼 느껴졌거든요. ozzyz 님의 뜻에 100% 동감하는 팬이 아니고서야 거북함이 느껴질 법 한...... 팬(이래봐야 정확히는 키보드 워리어지만)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느끼한 사회비평은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밤마다 놀고 먹으며 '좆같은 세상, 수구축출'을 외치는 쁘띠브루주아 밴드들에게나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ozzyz님이 그런 사람이란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
주제넘게 글 남겨서 죄송. 오해가 있으실까 하여 사족을 답니다만, GQ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잡지입니다. ozzyz님이 계시기 전부터, ozzyz님이 계시지 않은 지금까지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