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두개를 빨리 넘겨줘야하고 본지 마감도 해야 하고 금요일 녹음할 방송 원고마저 준비 못했고 토요일에는 심야상영 보러 전주 영화제까지 가봐야 하는데 이런 썅 오늘 무려 M.T 라는 걸 떠나야 합니다. 오늘 가서 내일 오죠. 회사에서 거국적으로 움직이는 거라 빠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불주사 맞으러 가듯 고추 껍데기 자르러 가듯 어른이 되어야지! 처연한 애새끼 심정입니다. 우리는 하나다, 식의 멤버쉽에 그다지 관심이 없을뿐더러, 실상 있더라도 그걸 트레이닝씩이나 할 마음은 추호도 없거든요. 꼭 오늘 M.T 문제를 떠나서 굳이 인위적으로 녹아들 것을 강조하고 체화시키려는, 숱한 조직의 이데올로기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따스함이라는 게 훈련한다고 뚝딱 생길 수 있는 걸까요. 아시겠지만 그건 알콜기를 전제한 가식에 불과하죠. 요컨대 구성원 간 진심이라는 건 술자리 보다 업무 와중에 더 쉽고 정확하게 드러나잖아요. 대학생 때도 무관심했던 M.T를 이 나이에, 이런 상황에 가야 한다는 게 여러모로 초현실적입니다. 문득, 투덜거리다 고꾸라지고 싶은 볕 좋은 노동절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