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순부터 <프리미어>에 출근한다. 도로 영화기자? 새삼 영화기자.
- 벌려놓은 것들 하나둘씩 정리하다보니 벌써 4월이다. 모든 걸 털어내고 백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유치한 것이다. 하지만 유치한 걸 관성으로 이겨내야 하는 것 또한 인생인가 싶다. 이럴 때 제대로 놀 줄 아는 용기와 배짱이란 얼마나 희소한 것인가. 바다가 보고 싶다. 보러 가야겠다.
- 대학생 때는 거의 내가 내 머리를 잘랐다. 언젠가 내 손으로 머리 자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다짐이란 한숨과 같다. 들이쉬어 차오를 때는 뜨겁고 절박하지만 막상 내쉬고 나면 그만이다. 어젯밤 앞머리에 손을 대고 말았다. 그냥, 이마가 잘 보였으면 좋겠다.
- 희망청은 20대 스스로 20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단체다. 나는 20대 운동이 단순히 ‘그들 자리 뺏어 오는’ 취업 전쟁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단순히 취업률을 높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생체나이로 울타리 쳐 논의될 화두도 아니다. 이 운동은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환기에 가 닿아야 마땅하다. 요컨대 삶에 대한 문제다. <88만원 세대>가 20대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한 연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20대가 기성세대의 삶을 연민하게 만들 차례다. 그 풍경에 대한 경외감을 전제할 망정, 구조에 분노할 수 있어야 한다. 취업문제는 병든 현상이지만, 현상에 주력한다고 구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대안에 개벽이 필요하지는 않다. 이를테면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후지게 떠올리고, 20대에 대한 사회적 축복과 배려가 건강한 상식이라는 걸 확신하는 데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언어는 프레임을 바꾸고 프레임은 사람과 사회를 바꾼다. 더불어 ‘88만원 세대’라는 말도 좀 더 신중하게 사용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책의 구절을 앵무새처럼 인용하는 치기도 이제 좀 질렸다. 이 언어는 벌써 게토화되고 있는 중이다. 정교해야 한다. 정교해야 한다. 희망청 행사 자문을 위해 사람들을 만났다. 당신들 실은 취업청이 아니냐고 물었다. 아니었다. 생각을 공유하는 일은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그들은 재밌는 일을 꾸미는 중이다. 일요일에 대학로에서 판을 벌인다니 놀러가 보자.
- 누군가 여기 “20대를 선동했으면 끝까지 피리불고 책임져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그것이 선동이고 계몽이고 간에 이미 문제는 공적 오지랖의 영역을 떠나 매우 사적인 의미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앞서 말했듯이, 20대 문제는 결국 더 나은 삶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는 청년실업과 등록금 문제를 논하는 숱하게 많은 입들이 있다. 그것은 연민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에 누구나 입에 담아 지지를 호소하기 편한 주제다. 이럴 때일수록 진보진영은 세대 논의의 우선권을 확보하고, 진보의 언어로 그것을 말하기 시작해야 한다.
- ‘나은 삶‘을 위해, 진보신당 당원이 됐다.





덧글
ArborDay 2008/04/02 13:04 # 답글
GQ보다는 프리미어가 어울린다. 새 직장이 잘 맞았으면 좋겠네.그리고 20대를 선동하였으면 끝까지 피리불고 책임지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20대 정도면 제 스스로 판단할만큼은 배웠다고 생각해. 그냥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
2008/04/02 13:1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베스트홍 2008/04/02 13:18 # 답글
홍세화선생님이 이미 민주노동당을 떠나 진보신당쪽으로 오셨다고 진작 접했습니다.전 사실 주저리주저리 말할 수 있는 만큼 말 할 수 있는 능력도,지식도 없습니다.
정말 바보같고 어떻게 보면 많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지만 제가 믿고 있는 분이 가는 곳으로 따라갈 생각입니다.
적어도 제 자신에게 더 믿음이 가고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요. 저보다 훨씬 옳고 훌륭한 분인건 확실하니깐.
그래서 저도 이번 종로구 쪽에서 최현숙후보와 진보신당을 찍을려고 생각해두고 있었는데
역시 지웅이형도 방향이 같았네요. 든든해지네요 맘 한구석이.
Machine 2008/04/02 14:13 # 답글
예비군훈련은 1년에 한 훈련당 3번 안나가시면 벌금을 물게 됩니다. :D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이미 훈련 뛰시면서 잘 아실거라 믿고 생략하겠습니다. _-))
헤비스 2008/04/02 15:08 # 삭제 답글
요새 날씨가 구리구리 해서 봄볕 한 번 제대로 쐬기가 어려운데금새 이직이네요.
이번 총선 심상정을 필두로 함 달려봐야겠죠?
근데 노회찬,심상정은 아는데 진보신당을 모르는-_- 이들도 적지않더라고요.
진사야 2008/04/02 15:42 # 삭제 답글
워우 프리미어...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D자기 성향에 대한 방향을 정확히 잡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죠. 전 언제쯤....(T.T)
bluedaemon 2008/04/02 16:10 # 삭제 답글
오옷!!! 팍스타워에 근무하지는 않고, PC 유지보수 고객 업체가 거기 있는데...실물이 어떠신가 숨어서~~ 확인을 (므흣!! 과연 소녀 허지웅일지? 마초 허지웅일지?) 근데, 어떤분인지는 어케 알아보죠? 그것참...
암튼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방가 2008/04/02 16:12 # 답글
프리미어 빈자리가 생기더니 오지님이 가시는군요.자주 보던 잡진데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何寶榮 2008/04/02 17:16 # 답글
ozzyz님과 저, 서로 속한 곳은 달라도 더 나은 삶과 세상을 위한 마음이야 비슷하겠지요.4월 9일, 한 정당 밖에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새 일터에서 좋은 글 많이 써 주세요.
이제 닥치고 프리미어 구입! ^^
louis 2008/04/02 17:40 # 답글
응원합니다.2008/04/02 18:10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술과고기 2008/04/02 18:19 # 답글
이것, 시간 내봐야 겠네요. 그리고 취업축하드려요.2008/04/02 20:3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2008/04/02 20:39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정worry 2008/04/02 21:52 # 삭제 답글
아앗 축하드립니다. 7월되면 엑스파일 특집 좀 해 주세요 (굽신굽신 ;; )이것 맞나용? 2008/04/02 23:21 # 삭제 답글
영화잡지 프리미어 홈피 들어가 보니 사업자 등록번호가 214-86-72541 이고, 회사명은 아쉐뜨아인스미디어(주)로 되어 있더라구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들어가서 이 회사명으로 검색해 보니 아쉐뜨넥스트미디어가 검색창에 뜨더라구요. 이름이 비슷한 회사인가 하고 감사보고서를 열어보니 아쉐뜨아인스미디어(주) 맞더라구요. 손익계산서를 보니 2007년 급여로 14억 9천만원(약 15억원) 지급된 것으로 나오더라구요. 기업개황자료를 보니 임직원 수가 156명이더라구요. 그렇다면 프리미어가 속한 아쉐뜨아인스미디어(주) 1인 평균 연봉은 961만원(15억/156명)이라는 얘기인데 이게 사실과 어느 정도 맞는지 궁금하네용.앨리스 2008/04/02 23:29 # 삭제 답글
이제 첫출근이라는데 사업자등록번호에 손익계산서가 어쩌구 평균 연봉 산수하더니 맞냐고 물어보는건...뭥미.앨리스 2008/04/02 23:30 # 삭제 답글
헉..뭥미가 안써지네요 뷁『한군』 2008/04/03 00:20 # 답글
아직 당의 지명도가 높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오지님 같은 분이 들어오시니 정말 반갑네요.//윤경 2008/04/03 00:43 # 삭제 답글
저는 원래 민주노동당원이었는데 이번에 진보신당으로 갈아타야되나?저는 강금실 언니, 심상정 언니, 노회찬 의원이 느므느므 좋아요!!!!!!!!!!!!! ^^
요 앞에 글을 보니 낙천적이지 않다고 그랬고 약간 어두운 색채인 게 좀 저랑 비슷한 거 같고 결손가정(본인 얘기 맞으세요? 대강 읽어갔구.)인 것도 저랑 같고 하하.. 근데 전 잔혹영화는 정말 싫은데요....
comodo 2008/04/03 00:50 # 삭제 답글
새로운 자리 축하드립니다,김현석 2008/04/03 07:07 # 삭제 답글
새로운 직장에 나가가 된 걸 축하! : )dawnsea 2008/04/03 09:00 # 삭제 답글
이직 축하드립니다. ^^별밤 2008/04/03 10:58 # 답글
20대가 열쇠다 마당위치가 좀 찾기 힘든 것 같군요...^^; 둘레둘레 돌아다녀야 할 것 같으니.갈까 말까 고민하게 됩니다, 장소 때문은 아니구요. 그리고 건필하세요-
indie 2008/04/03 13:55 # 답글
어! 오늘 오전에 진보신당 가입했는데,점심 식사 후에 들렀더니 허지웅님도 가입하셨군요. ^^
부디, 이런 움직임과 논의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응원해봅니다. ^^
그리고 재취업도 축하드리고 싶네요~ :-)
라엘 2008/04/03 15:35 # 답글
저도 인사! 건필하십시오! ^-^여울바람 2008/04/03 22:38 # 삭제 답글
희망청을 맡은 20대가, '취업청'의 목적을 거부했다고 들었어요. :)이번주 일요일. 두근두근 거리는데요?+_+ㅋㅋ
2008/04/05 20:0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lliw 2008/04/15 08:36 # 삭제 답글
와, 평소 프리미어 정기구독 수준으로 꼬박꼬박 사다 읽다가아주 오랜만에 사보았던 GQ에서 허지웅님의 글을 읽고 '좋은데!'의 분위기였습니다.
GQ도 꾸준히 사다 볼까 했었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GQ를 그만두신다는 소식에
좀 서운했었는데- 하하 아무튼 정말 반갑네요. 이제 정말 정기구독 신청해볼까 합니다.
프리미어에서 더 좋은 글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