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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다!”라는, 흡사 사이렌과 같은 개인의 고발이 울려 퍼지기 전까지, 늘 그렇듯 침묵하는 중이었다. 1999년 여름, <식스센스>가 한창 상영되고 있었던 광주 태평극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놀라운 역사는 그러니까 스크린 속 철모르는 어린 것이 “아이 씨 데드 피플”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뤄졌다. 방금 소리를 지른, 감히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30대 중반 즈음의 남자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옆자리의 여자가 “워메”라고 말하고 뒷자리의 아저씨가 “왐마”라고 탄식하며 그 옆자리의 소년이 “뭐데?”라고 두리번거리는 찰나의 동요가 이어지는 동안, 왜 “유령이여”나 “유령이랑께”라고 외치지 않았는가에 대한 지역감정적 의구심이 이제 막 고개를 드는 순간, 문제의 남자는 브루스 윌리스의 속도로 극장을 빠져나가 버렸다. 남자는 도대체 무슨 심산이었을까. 그날 영화를 보고 나오던 관객들이 하도 침을 뱉어댄 탓에 맞은편 호남동 광주천변의 수면이 높아졌다는 우스개가 묻히고 사라져 끝내 아무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어도, 그 속내를 파악할 길은 도무지 묘연하다. 어쩌면 찾아가는 극장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계속 외쳐대다가 지금쯤 살해당해 무등산 어느 자락 즈음에 묻혀있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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