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다!”라는, 흡사 사이렌과 같은 개인의 고발이 울려 퍼지기 전까지, 늘 그렇듯 침묵하는 중이었다. 1999년 여름, <식스센스>가 한창 상영되고 있었던 광주 태평극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놀라운 역사는 그러니까 스크린 속 철모르는 어린 것이 “아이 씨 데드 피플”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뤄졌다. 방금 소리를 지른, 감히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30대 중반 즈음의 남자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옆자리의 여자가 “워메”라고 말하고 뒷자리의 아저씨가 “왐마”라고 탄식하며 그 옆자리의 소년이 “뭐데?”라고 두리번거리는 찰나의 동요가 이어지는 동안, 왜 “유령이여”나 “유령이랑께”라고 외치지 않았는가에 대한 지역감정적 의구심이 이제 막 고개를 드는 순간, 문제의 남자는 브루스 윌리스의 속도로 극장을 빠져나가 버렸다.
남자는 도대체 무슨 심산이었을까. 그날 영화를 보고 나오던 관객들이 하도 침을 뱉어댄 탓에 맞은편 호남동 광주천변의 수면이 높아졌다는 우스개가 묻히고 사라져 끝내 아무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어도, 그 속내를 파악할 길은 도무지 묘연하다. 어쩌면 찾아가는 극장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계속 외쳐대다가 지금쯤 살해당해 무등산 어느 자락 즈음에 묻혀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함부로 밝히지 않는 게 일종의 에티켓처럼 굳어졌다.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길게 늘어놓은 글이 발견되면 득달같은 성토가 이어진다. “제목에 스포일러 경고를 미리 밝혀 두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불쾌합니다.” TV든 잡지든 영화를 다루는 매체의 경우 스포일러 경고를 미리 밝히는 게 당연하게 여겨진다. 전체 스토리를 죄다 풀어내놓고 이 영화 좋다 나쁘다 따지는 리뷰 기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따져보면 과연 온당한 요구고 조치다. 관객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미리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새 사람을 맞이하듯 영화의 구석구석을 두근두근 온전히 경험할 권리가 있다.
스포일러를 뱀 보 듯 하는 강박증이 처음부터 상식은 아니었다. 스포일러라는 개념이 대중화된 건 그다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계기를 복기해보는 건 굳이 어렴풋한 과거의 단서를 헤매고 말고 할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혹성탈출>까지 거슬러 올라가 “NOOOOOOOO!”를 외치는 찰톤 헤스턴의 복슬한 가슴팍과 자유의 여신상을 떠올릴 이유는 없다. 그보다 명징한 대목이 존재한다. 한국에서 영화라는 매체가 본격적인 대중오락상품이 되고 산업이 된 건 90년대 중반이다. 그리고 1995년 <세븐>이 있었다. 박스 안에 뭐가 있었다고? 데이빗 핀처가 선사한 이 놀라운 서사의 충격은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관객의 절대적 유흥거리가 됐다. 다음 해에는 <유주얼 서스펙트>가 등장했다. 범인은 절름발이였다. 1999년에는 M. 나이트 샤말란의 <식스센스>가 기어이 반전 스릴러 장르의 역사를 새로 쓰고야 말았고, 이들을 전후로 수많은 아류 영화가 쏟아져 나왔다. 이럴 줄 알았겠지만 사실은 내가 범인이다. 저럴 줄 알았겠지만 사실은 내가 니 애비야. 그럴 줄 알았겠지만 사실은 이건 다 가상현실이야. 뭐니 뭐니 해도 반전이 최고인 시절이 지겹도록 이어졌다. 이제 와 믿을만한 반전은 잘 만든 영화의 상징이 되고 스포일러 경고는 상식이 됐다. 심지어 스토리를 아는 것 따위가 감상에 있어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영화에 조차 이 강박이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스포일러를 둘러싼 결벽증은 여러모로 재고의 여지가 있다. 여러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영화에 있어서 서사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연 서사가 영화의 모든 것인가. 과연 스토리를 알았다고 해서 그 영화를 볼 이유가 사라지는 것인가. 이를테면 <세븐>에서 브래드 피트에게 배달돼온 택배 박스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게 되면 그 영화를 볼 필요가 없는 건가. <람보4: 라스트 블러드>의 마지막에 존 람보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정보가 그 영화의 감상을 온전히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스포일러가 되는 건가. 연쇄살인범 하정우가 우연히 잡히는데 도로 풀려나고 전직 형사였던 포주 김윤석이 그 놈을 쫓아 끝내 잡는다고 털어놓고 나면, <추격자>를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이 갖는 영화의 울림이 같아지는 건가. 아니다!
영화가 단지 스토리텔링의 도구에 불과하다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이 미학의 역사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 화면을 구성하고 배우의 연기를 조율하고 요소들의 합을 연구할 까닭이 없다. 평자들 역시 미처 문자로 표현할 수 없이 영화의 구석구석을 차오르며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적 요소가 되는 공기의 정체를 규명할 여지가 없다. 그저 모든 감독들은 영화를 때려 치고 스토리를 잘 정리해 책을 찍어내거나 편지를 쓰면 그만인 것이다. 어차피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영화라면 보다 경제적으로 건설적으로 해체돼야 옳지 않나. 실용이 대세고 지상 최고의 가치인 시대다.
물론 스포일러 경고가 유효한 영화와 덜 유효한 영화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 차이를 두둔할 순 있다. 서사의 전복이 모든 영화에서 중요한 효과로 사용되진 않는다. 그렇게 따져보면 <식스센스>와 <데어 윌 비 블러드>는 확실히 다른 영화다. 전자의 결말을 알고 볼 때와 후자의 결말을 알고 볼 때의 감상이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토리텔링이 영화의 가능한 모든 목적처럼 치부되는 요즘의 풍경이 해명되는 건 아니다. 스포일러 경고를 해서라도 영화의 감상을 온전히 보존하겠다는 의도는 옳다. 내용을 알고 결정적 스포일러를 알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은 어긋난 것이다.
이 모든 풍경은 사실상 끝 간 데 없이 추락해버린 영화의 위치를 환기시킨다. ‘너무 쉬운 오락’이 돼 버려 예술적 가능성을 부정 당하는 영화 담론의 한계가 드러난다.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하거나 어려운 영화에 대해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평론가의 말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이 존재했다. 이제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 따윈, 즉 스토리텔링으로서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한 영화 따위는 증오와 공격의 대상에 불과하다. 낯설고 어려운 영화는 곧, 잘못되고 틀리고 나쁜 영화가 되고야 만다. 심지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반성을 요구받는다. 땅으로 내려와 대중과 소통하라는 질책을 당한다. 가장 치명적인 원인은 영화라는 매체의 손쉬운 접근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3분 남짓이면 최신 영화를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의 절대적 숫자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영화를 단순한 오락거리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존재감은 반비례하듯 증발해버렸다. 이제와 영화는 마치 새로 문을 연 프랜차이즈 사업장 같은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스토리를 알았다고, 이제 그 영화를 어떻게 보느냐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은 관객이 될 자격이 없다. 그렇다. 영화의 순수성을 되찾기 위해, 우리는 관객의 조건과 자격을 따져 물어야만 한다.
광주 태평극장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비밀을 외쳐버린 사내는 이 모든 걸 예상했을까. 새삼 그를 탓할 마음 따윈 없다. 좀 다른 지점에서 접근해보자면, 남자는 그날 극장에 있던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 셈이다. 관객들은 모두 영화의 끝을 보기 전에 주인공이 유령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우리가 본 영화는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있고, 놀랄만한 것이었다. 더불어 영혼을 살찌우는 것이었다. 영화란 그런 것이다.
허지웅 (GQ 4월호)





덧글
레이나도 2008/03/21 23:19 # 답글
마지막 문단에 박수가 나옵니다.딴 얘기지만 저는 만화 데스노트를 결말부터 알고 봤습니다. 그래도 재밌던 걸요.
TabulaRasa 2008/03/21 23:34 # 답글
누님께서 '톰 크루즈 마누라가 범인이다!'라고 하시는바람에(영화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혼자만 여러모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적이 있긴 합니다.닭고기 2008/03/21 23:59 # 답글
제 기억상 저 스포일러 에티켓이 굳혀진게 식스센스를 거친 직후 텔미썸딩이 한 몫한걸로 기억됩니다."심은하가 범인이다" 지금은 거의 잊혀졌지만 당시엔 유명했죠. 그 이후 비슷한 행보를 걸은 영화는 많았는데, 그중에 '디아더스'도 생각나네요.
영어교사 2008/03/22 00:05 # 삭제 답글
"아이 시 더 데드 피플"이 아니라 그냥 "아이 시 데드 피플"이지요. 중학교때 배우셨겠지만 문법상 정관사는 여기 붙으면 안된답니다.랑새 2008/03/22 00:37 # 답글
헉. 심은하가 범인인가요? -_-;헤비스 2008/03/22 00:51 # 삭제 답글
저도 텔미썸딩,디아더스 결론을 알고 봐서 김새는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러닝타임 내 범인 맞추는데 머리 싸매는 고충은 좀 덜하더만요.
최근엔<세븐데이즈>도 좋았죠. 그래도 본좌는 95년작 <세븐>
ZAKURER™ 2008/03/22 01:41 # 답글
속 시원한 글입니다.영화 스토리를 결말까지 따라가며 이런 저런 자신의 감상을 적는, 그런 거침 없고 고지식한 영화 감상문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MCtheMad 2008/03/22 01:52 # 답글
한번 보면 땡인 영화와다시 보면 더 재밌는 영화의 차이가 아닐까요
몽몽이 2008/03/22 01:53 # 삭제 답글
옳소!!!역사상 영화와 관계된 그 모든 글 중에 가장 으뜸 킹왕짱 공감가는 글입니다!!!
언제부터 스포일러라는 개떡같은 말이 일상에 끼어들어가지고는
줄거리를 말해주기는 커녕 물어보는 것조차 민망한 세상이 되었다니까요?!
물어보는데 안 가르쳐주면 무쟈게 열받습니다;;; 민망하자나여;;;
스포일러 따윈 코쟁이들한테나 돌려주고... 우리네 미풍양속(?) 되살리자구여~
intherye 2008/03/22 02:38 # 답글
둘 다 죽는다! (로미오와 줄리엣)무민 2008/03/22 07:30 # 답글
스포일러나 걱정하는 영화는....사실 결말 모르고 가도 재미없습니다전 유쥬얼 서스펙트만 10번은 봤지만....항상 재밌던걸요??
확실히 영화를 선택할 때 재미...만을 우선하는 문화가 주류가 돼 버린게 사실이죠...
수룡 2008/03/22 09:23 # 답글
얼마 전에 이산 스포일러 라면서 정조 일대기가 줄줄 나열됐던 글을 본 기억이 나네요;은현 2008/03/22 09:27 # 답글
스토리좀 알면 어떤가?재미만 있으면 되지~~~ 늘 생각했던 거네요
가넷 2008/03/22 10:09 # 답글
개인적으로 스포일러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면서도 읽으면서 무척 공감했습니다.글을 무척 재미있고도 조리있게 잘 쓰시네요.
Ps. 잠깐 이제보니... 혹시 두시의 데이트에 나오시는 그 허지웅 기자님?
dunkbear 2008/03/22 10:14 # 답글
맞는 말씀들이지만 그래도 관객들에게는 ozzyz님 말씀처럼 "아무런 정보도미리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새 사람을 맞이하듯 영화의 구석구석을 두근두근
온전히 경험할 권리"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되도록이면 스포일러를 피하려는 분들은 배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스토리도 영화의 일부분이고 영화를 보는 재미의 중요한 요소인데다
설사 영화를 오락거리로 생각하는 관객들이 많아졌어도 이들은 분명히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영화를 즐기는 이상 분명한 권리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싫든 좋든 영화를 흥행하게 하고 영화 산업을 돌아가게 하는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일반 관객들이니 말입니다. 아무튼 어려운 문제입니다.
잠본이 2008/03/22 10:22 # 답글
이 글도 위에 언급된 영화를 안 보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요 OTL영화를 하나의 신선한 '체험'으로 기대하는 관객에겐 아무래도 미리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가 꽤 크니까 스포일러에 민감해지는 것이겠지요. 마술도 속임수를 미리 알고 보면 좀 김새지 않습니까.
물론 애초부터 '마술'일 의도가 전혀 없는 영화의 경우야 미리 알고 보아도 차이가 덜하겠지만 요즘은 멀쩡한 영화도 '충격의 반전' 어쩌구 광고를 때려대는 세상이라 그런 구별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오리너굴 2008/03/22 10:49 # 답글
전 이글에 절대 동의할수가 없네요작년에 유주얼서스펙트를봤는데 전 왜 1시간 30분째 이영화가 끝나야했는지 끝까지 몰랐습니다.
정확히말하면, 대체 뭘 재밌게 봐야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하도 절름발이 절름발이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영화를 보니
영화내내 느낀건 대체 이게 무슨 반전이 있다는걸까?
뭘 궁금해해야 하는거지??
그날 허지웅님이 보신 영화는 흥미롭고 재미있었을지는 몰라도 다른사람들은 아니었을겁니다.
저처럼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를 3류B급영화보다 못하게 보았을사람들도 많겠죠..
(식스센스는 반전이없어도 중간중간 깜짝놀랄만한 비쥬얼도있지만 유주얼서스펙트는 뭐..;)
Roland_Kou 2008/03/22 10:50 # 답글
어릴적 소년중앙의 몇장 안되는 영화를 요약한 만화는 저에게 자주 볼수 없는 영화를 접하게 해준 한가닥 희망이었습니다. 당시 수원 영동 극장에서 상영중인 우뢰매2를 볼 수 없어서 만화로 보게된 저는 비디오 출시판도 아닌 TV 상영판으로 만족하게 되었습니다.아무튼 소년중앙에서는 꽤 많은 영화를 만화로 만들었습니다. 편집 방향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저 같이 방학에나 한번 극장 갈까말까한 저에게는 작으나마 영화를 접할수 있는 소통의 장이었죠. 이후 시간이 흘러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프로는 저에게 영화 선택의 즐거움을 알려 주었습니다. 장르 편식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스토리를 알고 보면 그나마 기대감이 늘어 난다고 해야 할까요?
스타워즈2 [제국의 역습]에서 [사실은 니 애비다.]라든지 엑소시스트에서 [신부가 죽는데]따위는 그당시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영화 리뷰 프로그램은 매우 재미있게 봅니다. 그것이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얀혜성 2008/03/22 11:42 # 답글
메인보고 왔습니다^^ 쏘우1탄 범인/반전을 네타당하고도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봤습니다.그 이후 디씨를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2/3/4탄 모조리 스포일 다 당하고.. 스포일을 즐겼습니다.....물론 영화관에는 이제 안갑니다(어?!)
2mb 2008/03/22 14:47 # 삭제 답글
아 씨 덷 피플이 맞습니다.Constant 2008/03/22 16:24 # 답글
평론가가 감독의 설레발을 넘어서야 속이 시원한 세상이 왔군요. 개개인이 이런 글을 쓰던 저런 글을 쓰던 자유겠지만, 서비스 탑에 푸시되는 일은 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입니다.글쎄요.. 2008/03/22 18:02 # 삭제 답글
글쎄요... 좀... 과도한 논리의 비약이 아닌가? 너무 쉬운 오락이 되어버린 영화에 대한 한탄으로 '스포일러'를 끌어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스포일러를 알면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A) = 스토리텔링이 영화의 전부이다(B)
등식이 과연 성립하는 지도 모르겠고, 거기에서 '스토리텔링으로서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한 영화 따위는 증오와 공격의 대상에 불과하다(C)' 로 이어지는 것도 물론 중간중간 다리를 놓긴 했지만, 과도한 비약이라 생각됨. (A),(B),(C)는 엄연히 다른 맥락인데...
'나'라는 영화의 감상자가 8000원을 내고 (다운 받아서가 아니고) 영화를 즐기는데 스포일러가 그 가치를 현격히 떨어트리면 당연히 스포일러를 혐오하는 게 당연하지... 그걸 꼭 아...이제 예술영화는 망했어. 관객 수준이 떨어졌어.로 연결하는 건.. 침소봉대 아닌가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영화를 즐기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이 그 이야기가 주는 매력이 된다면 일부 사람들이 스포일러에 대해 과도하게 혐오하는 것이 이해 되지 않나요?
언제부턴가 OZZYZ님의 글에서 옛날같은 읽는 맛이 사라진 거 같음. 근데도 왜 댓글들은 칭찬 일색이지? 저처럼 느끼는 사람은 없나용??
BTW 2008/03/22 18:48 # 삭제 답글
그건 그렇고,[트로이] 가 극장에 걸렸을 때 어떤 게시판에서
스포일러랍시고 "헥토르가 죽는다아~"라고 글 써 놓은 놈과
그걸 보고 "이런 된장, 매너없게 스포일러를 싸질러 놓는 개쉐이는 뭐냐?"라고 성질내던 놈이 떠오릅디다.
히류 2008/03/22 22:04 # 답글
음...알고 보게 되는 것은 나름의 재미가 있겠지만,반전이 필요한 영화는 나름의 추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물론 다 그렇진 않지만)
저는 주인공에게 주어진 만큼의 힌트를 따라가며
범인이나 앞서 깔렸던 복선의 존재를 파악하는 재미를 즐기는 편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스포일러는 치명적이 되기 쉽습니다.
몰랐던 상황을 알게 되고,그 상황이 왜 그렇게 되는지,진실의 앞뒤는 무엇인지,
그것을 나름 짜맞추어 가는 것도 영화의 묘미가 아닐까요.
(물론 보는 영화의 장르와 특성에 따라 차등이 있음은 인정하지만요.)
진실을 아는 상태에서 영화를 접하는 것은 숨겨지거나 눈치 못챘던 것들을 파악하는 재미를 부여하지만,
저에겐 그것은 영화를 두번째 볼 때의 재미이자
영화를 같이 보고 난 사람과 토론할때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사은 2008/03/22 22:50 # 답글
'식스센스'를 보게 된 것은 이야기의 내용을 듣고 듣고 알고 알고 난지도 한참 후인 작년의 일이었습니다. 알고 본다고 해서 시시한 영화가 되거나 한 것은 아니었어요. 도리어 브루스 윌리스가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오는게 조마조마해서 더 벌벌 떨면서 몰입하며 보았었습니다. 내용을 안다, 스포일러를 들었다, 는 것이 영화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ozzyz님의 말씀에 늘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서 책을 보는 (저는 기묘하게 마지막장을 읽고 난 후에야 읽곤 합니다. 반전이 너무 세면 가슴에 상채기가 생겨서;) 옳소 하고 동감해봅니다.스포일러는 영화를 보는 컨텍스트에는 치명적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컨텐트 자체에 치명적인 영향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고 생각해요. 물론 두 가지 다 중요한 것이니 기왕이면 모르고 보는 것도 좋겠지만, 정말 사랑하는 영화나 책은 두 번 세 번 네 번, 이미 다 알면서 봐도 즐겁게, 처음 볼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며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시원하게 잘 읽었습니다! :)
다음에 무등산에 가게 되면 혹시나.. 하고 의심가는 곳들을 좀 찔러보고 싶군요, 후후.
銀鳥-_- 2008/03/23 02:20 # 답글
일단 이 글은 스포일링 하자 가 아니라 스포일링금지가 정형화 된 이유에 대한 감상글이라고 생각하는데 -_-;어쨌든 스포일링 금지에 대해서는, 관객의 감상을 빼앗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 보는게 다르고 두번 보는게 다른데, 처음 그것을 접했을때 화면이 전환되고 진실이 터지는 순간의 놀라움과 경악을 관객에게서 빼앗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네요. 그것을 지나친 엔터테인먼트 화에 의한 것이라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만 평도 보고 난 이후에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d
파인로 2008/03/23 03:28 # 답글
"미리니름 당했더라도 좋은 영화를 감상할 가치가 훼손되는 건 아니다." 정도가 이 글의 주제라고 생각하는데, "미리니름은 괜찮다." 로 곡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군요.타누키 2008/03/23 04:05 # 답글
스포일러는 커녕 볼 영화면 선전도 잘 안보려하려는 저와는 딴판이군요.스포일러가 단지 스토리라는 것은 영화가 종합예술인 것을 너무 간과하신게 아닌지...
결국 이렇게 보면 좋은 영화인지 나쁜 영화인지는 봐야 아는 것인데 그러면서 후회는 많이 했지만
그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맛이라고 생각하는데....책으로 따지자면 비닐을 누가 벗기느냐 정도?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내 돈내고 보는 영화에 어떤 재미든 간에 감소시킬 사항이 된다면
그건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죠.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것은 그 영화를 온전히 감상하고 난 자의 감상일 뿐이지
감독이 느끼길 바랬던 경험은 아니었을 것 같네요. 결벽증에 대한 유난한 관심이 보이는군요.
Charles 2008/03/23 07:07 # 답글
목마같은 거 나오지 않아! (일리아드)croydon 2008/03/23 08:06 # 답글
글의 초점에서 약간 벗어나는 얘기지만, 영화를 보거나 평가할 때 반전에 목매는 이상한 분위기는 우스꽝스러워 보이는건 사실입니다. 네이버 지식인에는 "님들아 반전 영화 추천좀.." 이런 글들이 넘쳐나고, 영화를 제대로 다 보기는 봤는지 "그까짓 허접한 반전.. 나는 초반에 알아챘어. 감독 ㅄ ㅋㅋㅋ" 이런 사람들 많고.. 도대체 '반전 영화'라는게 무슨 장르라도 되나.. 반전이 별로면 영화의 가치가 사라지나? ozzyz님도 그런 답답함에서 이런 글을 쓰지 않으셨을까 싶어서 공감이 됩니다. 반전에 목을 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스포일링이 엄청난 거대 죄악이 되기 마련이죠.. (물론 스포일링은 가급적 피해야 하는건 맞지만.) 그런데.. 글 내용 중에 '스토리텔링이 영화의 전부인 것 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네요. 한국에서는 오히려 배우빨, 외모빨, 화면빨, 농담빨 같은 것이 더 잘 먹히지 않던가요.. 좋은 시나리오로 승부하는 영화는 별로 없고요. 그 부분은 논리적으로 연결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몽몽이 2008/03/23 12:18 # 삭제 답글
난 유주얼서스펙트 보면서 스포일러 운운한 사람들 이해가 안되던데.척 보면 모르나? 그까짓게 무슨 반전인가?
사실 등장인물 중에 살아있는게 형사 말고는 그놈밖에 없는데 뻔한거 아닌가?
난 그 영화 자체가 반전극이라는 생각 자체가 안 들더라. ]
아마 감독도 우리나라에게 그렇게 호들갑 떤거 봤으면 킥킥거렸을거라 생각한다.
안 그래요 유빠님들?
몽몽이 2008/03/23 12:19 # 삭제 답글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렉터가 도망갈줄 몰라서 재미있었나... 스포일러 운운 정말 어이없음MoGo 2008/03/23 12:33 # 답글
이 글은 스포일링 자체에 대한 게 아니라, 스포일링에 대한 세간의 강박증에 가까운 결벽증에 대한 글 + 영화를 감상하는 방식에 대한 글 아닌가요? 스포일러가 괜찮다는 거냐, 이런 식의 반론은 어째 맥락을 잘 못 짚느 거 같은데..물론 굉장한 반전이 핵인 영화의 경우야 스포일러 당하는 게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근간의 영화 중에 그런 거 못 봤습니다. 요즘, 스포일러에 대해 너무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반응하는 사람들 보면 좀 어처구니 없긴 합니다. 예를 들면, 모 드라마에 대해 등장인물들 간에 어떤 행동을 조금 언급한 거 가지고도 '스포' 운운을 하더군요.
porpoise 2008/03/23 14:32 # 답글
영화의 내용중 스토리라인에서 얻는게 큰영화일 경우도 그외의 것이 많다는 이유로 스토리를알게된 후 볼 가치가 있을까요? 시간을 투자해가며 그 스토리라인의 치밀함에서 오는 재미를 느끼라고
만든영화에서 스토리를 알고 난뒤 보는 영화가 과연 본래 재미의 몇퍼센트나 나올까요?
하시는 말씀은 왠지 스토리라인말고도 많은 노력이 들어갔으니 다른부분의 노고도 생각해서
너무그러지 말고 좀 보자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laazycat 2008/03/23 15:45 # 답글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른 만큼, 그것을 존중해줄 필요도 있을 겁니다.반전을 땅~ 하고 때리는 영화든 아니든,, 그 영화를 감상하고, 극적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다면,
굳이 이런 식으로
"내용을 알고 보든 모르고 보든, 그 영화가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있고, 놀랄만한 것인가"
....라고 반문하는 것은...의미가 별로 없을 듯하네요..
어쨌든, 알고 보는 것이 싫은 사람한테 무언가를 밝혀서 김새게 만드는건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싫다는 사람한테 억지로 알게 만드는 그런 짓...
꼭 무슨 초등학생이 약한 애들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성인이라면 그정도 배려는 당연하다고 보는데요...^^
호반새 2008/03/23 16:18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물론 스토리 텔링상의 반전이라는 것이, 영화의 부분적인 요소로서 재미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시각과 청각과 공감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종합 예술로서의 영화라는 커다란 틀에서 보면 분명히 한 부분에 불과할 텐데요. 너무 심하게 호들갑을 떠는 경향이 최근들어 심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오히려 '결말'을 알고도 그것까지 도달하는 과정과 화면의 시놉시스와 음향과 인물의 배치와 모든 것이 어우려져 만들어내는 하모니로서 영화를 감상하려는 태도가 스포일러라는 한 가지 장애물 때문에 가로막혀 버린 듯 해서 아쉬워요. 저도 유주얼 서스펙트 결말을 알고서 보았습니다만, 결말까지 가는 과정 그 자체가 흥미 진진했고, 여전히 재미있었다고 느꼈답니다. :D2008/03/23 16:2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갈릴레이 2008/03/23 19:12 # 삭제 답글
그래도 스포일러는 나쁘다모란 2008/03/23 20:57 # 답글
저도 스포일러에 대한 일반인들의 강박증같은 증세와 스포일러로 칭해지는 스토리텔링이 영화의 전부로 치부하는 것에 대한 주제를 가진 글 정도로, 흥미롭게 읽었는데... 스포일러가 좋다는 주장은 아니신듯 한데요.저도 오히려 반전을 알고 보는 영화도 나름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사람 심장을 덜컥 내려놓는 반전도 요새 찾아보기 어렵고 말이죠. 과정을 즐기는 영화도 좋죠.
으악 2008/03/23 21:33 # 삭제 답글
범인은 절름발이-_-;그 영화 보기 전까지 저게 쏘우의 반전인 줄 알고 었습니다.
케이디 2008/03/24 01:58 # 답글
스포일러에 대한 호들갑스러운 요즘 세태를 말하신다는 건 알겠지만...그래도 싫은 건 싫은 거에요;
전 보러갈 영화는 선전도 넘기는 편이라서요. 반전영화같은 게 아니라도요.
전 트랙백 중 이오공감에 오른 담배연기 비유가 퍽 와닿네요.
shiry 2008/03/24 10:14 # 삭제 답글
문득 고딩시절이 떠오르네요. 무려 선생님께서 '사실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인데 말이야..' 라고 하시면서-_-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을 다 알려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보면서 '근데 브루스 윌리스는 언제죽어?' 하면서 봤더랬죠.. 그리고 마지막을 봤을때의 그 충격-_-;;;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랄까.뭐 때로는 스포일러가 영향을 끼치지 않는 사람 (저같은;)도 있더라구요..
덤으로. 영화를 보기 전에, 사전지식이 있어야 재미있는 부류가 있고, 모르고 봐야 재미있는 부류가 있는 것 같아요.
Rugia·dian 2008/03/25 10:11 # 답글
아; 정말 공감합니다.ㅠㅠ한가해 2008/03/25 16:05 # 삭제 답글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다. 워메, 왐마, 뭐여 ^-------------------^ 우껴 죽는줄 알았다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