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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를 설명하기 위해 꼭 많은 단어와 문장이 필요한 건 아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사실 명쾌한 영화다. 이 영화는 감당할 수 없는 폭력을 마주한 노인의 뿌리 깊은 한숨을 위로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거꾸로 그런 폭력을 앞에 두고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노인의 비관을 비난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당연히) 아니다. 단지 노인의 지혜로움이 결코 세상을 다스릴 수 없음을 조용히 관조해내는 영화다. 모든 노인이 지혜로운 건 아니지만, 시간의 녹을 먹은 노인들이야 말로 가장 지혜로울 수 있는 자들임에 틀림없다. 마침내 세계의 원리에 가깝게 가 닿았지만, 결코 그것을 감당해낼 수 없는 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늘 은퇴뿐이다. 이 세계에 시간의 개념이 생기고 역사가 기록된 이래 꾸준히 되풀이돼온 노인의 비극이다. 시공간을 통틀어 그 어디에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보안관의 마지막 독백이 바로 그 반복의 메커니즘을 친절하게 은유한다. 이 원칙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극 종반, 절대악 안톤 쉬거의 무력한 표정은, 그 역시 언젠가 모든 걸 알면서 동시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입장에 처하고 말 것이라는 울림을 가져온다. 그렇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세상이 늘 어리석고 파괴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지혜로운 노인이 늘 사라져갈 수 밖에 없는 원리를, 그 모든 아비규환과 폭력과 살인과 슬픔이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까닭을, 끝내 설명해내고야 만다. 굳이 ‘요즘 것들’ 이라는 비아냥을 섞지 않으면서 말이다. 할렐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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