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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글을 써서 밥 벌어 먹고 사는 입장에서(요즘 들어선 꼭 영화만도 아니지만), 직무유기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저런 물리적 심리적 연유를 들어 언론시사를 못가고 일반시사를 못가고 심지어 개봉관마저 찾아가지 못해 좋은 영화를 소개할 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특히 그렇다. 원고 마감 중에 골이 하도 아파서 극장을 찾았다. 연휴라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웬일인지 인연이 없어 줄 곧 보지 못했던 <브릭>을 봤다. 운이 좋았고, 또한 운이 나빴다. 이걸 왜 이제 봤지. ![]() <브릭>은 어느 비범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다. 그는 살해당한 전 애인의 사정을 헤집어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그렇다고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라고 말하는 꽁지머리 소년이나 온갖 장치와 힌트가 난무하며 아귀를 뚝딱 맞춰가는 정통 미스테리 수사물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브릭>은 고도의 두뇌게임을 요구하지 않는다. 명쾌한 반전이나 대담한 활극을 찾아볼 수도 없다. 하지만 매 장면 관객의 호흡을 두 세수 앞으로 내다보고 있을만큼 충분히 명민하다. 매력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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