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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아직은 괜찮은 건가, 싶은 신작을 오늘 만났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다. (물론 좋은 영화 한 편 나왔다고 한국 영화'판'이 살아나는 건 아니다. 그건 언론이 조장하는 환상이다. 이 판에는 지각변동이 필요하다) 덕분에 오랜만에 아주 기분 좋게 취했다. 솔직히 <우생순>은 정말 싫었다. 영화는 고루했고 여성의 이름으로 그것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거의 증오스러웠다. 그게 무슨 여성 영화냐. 여장남자 이야기지. 거기에 여성성을 억지로 대입시키는 건 요컨대 지각 없는 자매리즘. 다만 MK픽쳐스와 감독에 대한 애정 때문에 별 말을 안했는데, 흥행 잘 되고 있으니 그에 대해선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테고. 아무튼 <추격자>로 눈을 씻었다는 기분이다. 지금은 키보드 자판이 두 개로 보이는 터라 주절주절 길게 늘어놓긴 뭐하고, 내일 이야기하자. 한 마디로 징글징글 생짜 비린내가 진동하는, 수산물 시장 오물 처리장 바닥에 두텁게 쌓인 이끼 같은, 눈빛과 몸뚱이와 내 것을 지키고자 하는 이기심이 습기를 헤치고 바랜 불꽃을 튀기며 후지게 충돌하는, 고약하게 멋진 영화다. 영혼을 논하지 않으면서도 구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이런 영화가 너무 좋다. 다만 좀 길다 싶으니 2시간 이내로 끊어야 될 성 싶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홍진, 꽤 괜찮은 신예의 등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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