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단상

민주주의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인정하고 파이팅, 응원을 보내줘야 한다는 말에 이번만큼은 동의하기 힘들다. 견공을 추대해놓고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과반수가 지지했다고 환호하는 격이다. 아무리 민주주의 투표결과라고 해도 견공 대통령을 인정할 순 없다. TV를 틀어놓으니 자꾸 지난 10년을 좌파 정부라고 해서 짜증나고, 견공을 둘러싼 군중의 함성이 혐오스럽고, 사회의 미칠 듯한 비정상성을 자꾸 반복해서 확인하게 되니 겁이 난다. 이것이야 말로 <나는 전설이다>의 딜레마다. 한 명의 인간(정상)을 제외한 다른 모든 생명체가 괴물(비정상)이 됐다면, 혼자 남은 인간은 더 이상 정상이 아닌 거다.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전복이다. 이번 선거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었다. 경제회생이라는 근거 없는 환상 앞에 괴물이 되길 자처한 군중의 타락이다. 신당으로 대변되는 개혁세력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데도 실패하고, 의제 없이 네거티브에만 매달리고, 무엇보다 자신들만의 언어를 개발하지 못한 진보 진영의 비극이다. 견공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환호하는 젊은이들을 봤나? 앞으로 5년 동안은 얼핏 비정상으로 느껴지는 이 타락의 혐의들이 정상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그보다 더 오래 갈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계급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네거티브에 기대지 않은, 진보만의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 이 집단 망상을 극복할 길은 그것뿐이다. '진보만의 언어 개발'이라는 화두에 대해선 매체를 통해서건, 이 블로그를 통해서건 지속적으로 천착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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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바로 이거였다. 2007/12/20 00:14 #

    대선 단상딱 이 내용을 뉴 포스트로 투닥투닥 두들기다가, 그것도 짜증나서 날려 버리고 하릴 없이 돌아다니가 ozzys 님 블로그에서 발견.그래도 살아남은 게 나 혼자는 아니니까. ㅋ.... more

  • 나는 왜 대선 첫 표를 문국현에게 주었나 2007/12/20 00:27 #

    1.뭐든지 첫 경험이 중요한 법이라고 합니다만, 제게 있어서 대통령 선거라는 경험은 좀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참여하는 선거(지난 대선때는 투표권도 없는 고3짜리가 민주당사 앞에서 당선자 만세 외치고 있었습니다만)가 좀 개판이어야 말입니다. 지난 1년동안 보아 온 막장들만큼 제 담녁에 심대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뭐 이제 웬만한 막장에도 흔들림이 없는 평정심을 갖출 수 있을 거라고, 이거 웬만큼 비싼 보약보...... more

  • 나는 왜 대선 첫 표를 문국현에게 주었나 2007/12/20 00:27 #

    1.뭐든지 첫 경험이 중요한 법이라고 합니다만, 제게 있어서 대통령 선거라는 경험은 좀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참여하는 선거(지난 대선때는 투표권도 없는 고3짜리가 민주당사 앞에서 당선자 만세 외치고 있었습니다만)가 좀 개판이어야 말입니다. 지난 1년동안 보아 온 막장들만큼 제 담녁에 심대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뭐 이제 웬만한 막장에도 흔들림이 없는 평정심을 갖출 수 있을 거라고, 이거 웬만큼 비싼 보약보...... more

  • 정국(政局)은 앞으로 흐리겠습니다! 2007/12/20 02:05 #

    01_ 이변은 없었다. 비록 TV를 통해 직접 보진 않았지만, 출구조사 결과를 알려주는 친구의 문자 하나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 개표는 예정된 수순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투표함, 두 번째 투표함 그리고 마지막 투표함. 거의 예외 없이, 이명박의 득표율은 45-55%, 정동영의 득표율은 15-30%, 이회창의 득표율은 10-15%, 문국현의 득표율은 5-10%, 권영길의 득표율은 2-3%, 어느 투표함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more

  • 대선 이후, 진보세력은 무엇을 할 것인가? 2007/12/20 13:50 #

    [손석춘 칼럼] 대선 이후, 진보세력은 무엇을 할 것인가? 2007-12-20 내가 일하는 연구원 가까이에 미용실이 두 곳 있다. 처음 다닌 곳은 밖에서 보아도 깨끗한 미용실이다. 어느 날 그곳 문이 닫혀서 다른 곳...... more

  • 우리 &quot;국민&quot;에게 매우 적절한 대통령의 선출을 진심으로 감축하며. 2007/12/20 14:31 #

    다이몬님의 "이명박은 우리의 얼굴이다."에 대한 두번째트랙백.아리망님의 펌글 "MB 지지율 유지의 이유를 제대로 까발린 글"에 대한 트랙백가난뱅이님의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본주의가 뭔지 잘 모른다"에 "저렴한 국민... 저렴한 도덕성..." 대한 트랙백명랑이님의 "내 예측이 빗나갔으면 한다."에 대한 트랙백ozzyz님의 "대선 단상"에 대한 트랙백네스토르님의 "'한나라당 독재'를 준비하라"에 대한 트랙백그만님의 "서태지 세대의 비겁한 변명...... more

  •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2007/12/23 01:42 #

    취재팀 가운데 일부 기자들은 20년 전 민주주의를 향한 거리의 열정을 재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많은 이들에게 6월 항쟁은 기억을 통해서가 아니라, 활자와 다큐멘터리 필름을 통해 배워야 할 역사로 편입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완성되지 않았다. 민주화 20년 동안 힘없고 소외된 자, 가난한 자들을 구원하고 민중을 위한 세상을 열겠다고 나섰던 사람들이 집권하고, 권력과 부와 명예를 얻고, 이 사회의 주류로 부상했다. 그런데 왜 새로......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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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rdtype님의 글 - [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2007-12-20 11:0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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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EE-REIN : 대선 단상 2007-12-21 01:2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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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onstant 2007/12/20 00:12 # 답글

    노무현이 무슨 대통령이냐 라는 말이 거울나라로 들어간 꼴이 되는군요. 이명박이 무슨 대통령이나.

    계급적인 사고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건 사실이겠지만, 총량을 봤을 때 이명박이 노무현보다 대통령으로서의 질량이 작지는 않을거라고 봅니다. 질이나 양이나 말장난이나.
  • 웰컴투더정글 2007/12/20 00:45 # 삭제 답글

    질투심이 날 정도로 멋진 글이군요.

    비록 작은 힘일테지만, 저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포기하지 않고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얼뜨기 페시미시트가 되진 않을 겁니다.
  • sttack 2007/12/20 00:53 # 삭제 답글

    그렇게 생각하면 지는겁니다!!
    뭐해요!!
    삽안들고!
  • 2007/12/20 01:0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박앳더문 2007/12/20 01:40 # 삭제 답글

    피식

    아 그러세요?

    이번 대선만큼 이말이 가장 어울리는게 또 있을까?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 대간지김정일군 2007/12/20 03:20 # 삭제 답글

    이명박은 믿지 않지만 우리나라 검찰을 믿기에 일단 뽑았습니다.
  • 소요 2007/12/20 03:32 # 답글

    어차피 결과를 몰랐던 건 아니지만
    지지율 퍼센티지가 숫자로 찍혀나오는데, 정말 할 말이 없더군요.
    부끄러움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 motor 2007/12/20 03:34 # 삭제 답글

    역시 대선에선 잇슈를 선점하는 이가 이기더군요. 이명박은 거의 일 년 내내 좋건 싫건, 네가티브건 아니건, 그 중심에 서 있었구요. 나머지 후보들은 철저히 그 스폿라이트로부터 소외되고 말았습니다. 정도, 창도, 문도, 권도... 이 중 가장 멍청한 건 역시 신당의 정동영이구요(5 년 전의 학습효과라곤 전혀 보여주지 못한 열등생이라는). 문국현이란 인물은 서울역 앞에서 재갈 물린 채 소리지른 꼴이 되어 안타까웠을 뿐이고...

    참담한 결론은... 대한민국인들이 드디어 군사쿠데타가 아닌 선거를 빙자로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방법을 습득했다는 겁니다. 역시 스무 살 짜리 프레쉬맨의 민주주의는 미숙하기 짝이 없군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 日本海 2007/12/20 06:29 # 답글

    민주주의의 최악의 약점인 衆愚政治의 실현을 보고 있습니다.
  • 로망롤랑 2007/12/20 07:52 # 삭제 답글

    선거까지는 반대했던 입장에서, 동감하고 갑니다.
  • 暗雲姬 2007/12/20 09:04 # 답글

    5년이면 다행이게요...
  • Twinkle 2007/12/20 09:26 # 답글

    뭐랄까, 차피 된 이상 5년 후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계속 나오는 이명박당선자의 얼굴을 보면서 찜찜한 건 어쩔 수 없구(…)
  • 오디 2007/12/20 09:55 # 답글

    그래도 부시가 10년 대통령 해도 미국 안 망했잖아요... 라고 되뇌이면서 치밀어 오르는 뭔가를 자꾸 누르고 있는 아침입니다.
  • 걸인 2007/12/20 10:28 # 삭제 답글

    빨리 이명박 임기때 부동산 버블 빠져서 된통 당했으면 좋겠네요
    5년 뿐만이 아니라 5년 뒤에 당선될 대통령.. 정말 불쌍함.
    이명박이 복지랑 교육에서 끌어온돈으로 만든 경제 폭발물 뒤처리 다해야 되고...

    태어나서 행사한 첫 투표권이 이렇게 물거품이 되니까 허망하네요
  • 2007/12/20 10:4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헤비스 2007/12/20 14:58 # 삭제 답글

    각종 뉴스,포털 싸이트,활자 매체에서 앞다투어 들려오는 MB찬양론.
    눈과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네요.
  • 갑갑 2007/12/20 21:34 # 삭제 답글

    부시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미국경제 많이 안좋은데... 랄까 망해가고 있는뎁쇼=_=
  • 은숙 2008/02/09 15:32 # 삭제 답글

    다음 블로그 기사에 올라와있길래 들어온 블로그.. 전 허지웅이라는 이름도 첨 들어보고 방송을 하시는 분이란 것도 첨 알았는데 암튼 글도 멋지고 사진도 멋있고 나이도 어리공.. 결론을 내리길 계층적으로 하층이 아닌 사람의 후까시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님의 글에 홧팅 을 보내고 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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