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섹스칼럼

히메나 간호사

혼자 누워 있을 때 고추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음험한 세계의 놀라운 비밀을, 아, 난 일찌감치 깨닫고 있었다. 초등학생이었다. 이불을 뒤집어쓴 채 배꼽 아래를 벽에다 열심히 문질러댔다. 흐억, 크억. 허벅지와 고추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램프의 바바를 부르는 알라딘처럼, 놋쇠그릇을 은그릇으로 바꿔 놓겠다는 며느리의 집념 마냥 미친 듯이 비비고 문질렀다. 상념의 굴곡이 며느리에 가 닿자 오 며느리, 좀 더 달아오른다. 어느 순간 몸이 붕 뜨는 것 같다. 순이야! 어, 어, 어, 우주다, 우주와 만난다, 저것이 지구인가,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싶다가 지치면 잠들곤 했다.

하루는 인생과 우주의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와 떡볶이를 먹다가 넌지시 물었다. "거기 비비면 기분 이상해지는 거 알어?" "뭘 비벼?" "그거 말이야, 고추." 경멸에 찬 눈초리가 돌아왔다. 떡볶이와 오뎅 사이의 시간이 흐른 뒤 친구가 입을 열었다. "우리 집에 가자." 그가 보여준 건 <야간 간호사>라는 제목의 포르노였다. 흑인은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병원에서 야간 근무 중인 간호사가 흑인의 입에 체온계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흑인이 간호사의 입에 고추를 집어넣었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상호 작용 반작용의 원리다. 감기 걸렸다면서 입원은 왜 했지? 체온계를 넣으면 고추를 주는 게 서양의 예의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흑인의 고추는 거대했다. <스타워즈>의 첫 장면에 나오는 스타 디스트로이어만큼이나 컸다. 귀가 큰 보통사람 대통령이 TV에 나와 거듭해서 강조하던 금강산댐이 아마 저만큼 클 거다. 그러다 빵! 거대한 고추에서 액체가 터져 나와 간호사의 젖가슴을 타고 흘렀다. 이런 야끼만두 같은 새끼! 나는 친구를 뜨겁게 포옹했다.

그날 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정을 했다. 몽정이었다. 꿈속의 상대는 간호사였다. 그녀는 우리 집 부엌방 문 뒤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다. 상의를 열고 그 위로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영화에서 본 것처럼 고추를 이렇게 저렇게 밀어 넣었다. 찢어지는 비명소리! 환희! 할렐루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좀 더! 좀 더! 금강산댐이 무너지고 있어! 안 돼 안 돼, 참을 수 없어, 어, 어, 어, 어, 평화의 댐! 펑.

"보통사람이 대통령이 된 건 하나회 멤버들 중에 고추가 제일 컸기 때문이야." 내 첫 사정 이야기는 늘 노태우에서 끝났다. 그녀는 자지러졌다. "그래서 팬티는 어떻게 했는데?" "먹색 비닐에 둘둘 싸서 버렸어." "아깝다." "비와이씨였어." "저런." 그녀가 갑자기 진지해졌다. "그 간호사 예뻤어?" "예뻤지." "얼마나?" "히메나 선생님 같았어." "히메나?" "천사들의 합창." "아." 그녀가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러니까 네 놈의 이상형은 히메나 선생님이냐." "굳이 비유하자면 히메나 간호사랄까." "너도 내 이상형은 아냐." "알아." "그럼 왜 만나주는지도 알아?" "글쎄다." 그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옷을 훌훌 벗어 제쳤다. 알몸이 된 그녀는 옷장 앞으로 가 흰색 재킷 하나를 끄집어내더니 아무렇게나 걸쳐 입었다. 침대 위로 올라온 그녀가 말했다. "고추가 귀여워서." 이게 무슨 소리야, 네가 경험이 박약해서 그렇지 내 고추는 레이아 공주를 뒤쫓는 스타 디스트로이어만하다, 고 말하고 싶었으나 곧 신나는 쾌감이 하체를 뒤덮어 언어를 쓸어갔다. 귀여운 고추가 그녀의 입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녀의 긴 머리가 허벅지를 쓸어내렸다. 흡사 고추만 따로 떼어져 우주 공간을 떠돌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졌다. "날 히메나 간호사라고 생각해." 다스 베이더의 거친 숨소리가 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체온계 따위는 필요 없었다. 저 옛날 몽정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재킷을 열어 젖무덤을 움켜쥐었다. "절 치료해주세요!" 쑥, 꽝, 펑, 쾅, 우지끈, 바르르, 파지직, 쿵. 평화의 댐이 무너졌다.


허지웅 (GQ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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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섹스칼럼. 2008/05/02 21:29 #

    이달의 섹스칼럼::허지웅 한때 섹스가 아니라 섹스칼럼에 환장한 적이 있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정제된 글로 읽는 개인들의 (섹스)경험이 너무너무 재밌었던 것 같다. 일종의 관음증 비슷하게. 그래서 알게된 좋은 블로그가 몇개 있는데 (ㅋㅋㅋ) 허지웅씨 블로그 또한 그것.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했더니 걍 이글루스 유명인사가 아니라 몇몇 잡지에 글을 쓰고 있었다. (한국의 상업잡지는 잘 보지않지만) 일단은 영화 관련 기자인듯한데 난 뭐 영화에...... more

  • [love]육체적 사랑에 관한 소론(所論) 2008/07/29 14:49 #

    섹스는......................................... 서로 몸을 섞는 다는 것은................ 서로 하나가 되고 싶은 욕망에서....... 서로를 가지고 싶은 마음에서........... 난 그녀를 갖고.............................. 그녀는 나를 갖는다........................ 내가 그를 대하고 사랑함에 있어....... 난 그녀와 하나가 되고 싶은 것이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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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마란스 2007/11/22 10:34 # 답글

    ...저도 초등학교때 알았군요. 어머니 여성잡지와 아버지가 사오신 안마기 때문에. (...)
    그리고 당시에 같이 살았던 삼촌의 성인비디오...현지처의 여인 이었던걸로 기억되는데...

    .......

    뭐 그렇다구요. (오늘도 그는 홀로 쓸쓸히 담배를 태운다.)
  • 觀鷄者 2007/11/22 10:50 # 답글

    이번 달은 MAXIM대신 GQ를 구입해야겠군요;D
  • 달빛이야기 2007/11/22 11:09 # 답글

    GQ가 장바구니에서 비워졌다.
  • 라엘 2007/11/22 11:30 # 답글

    꺄악! 남자애들의 첫 몽정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 쿠쿠.
  • 낄낄 2009/09/09 03:07 # 삭제

    꺄악! 여자애들의 첫 자위 이야기도 언제나 흥미진진하죠. 낄낄
  • maxi 2007/11/22 12:35 # 답글

    이런 야끼만두 같은 새끼!이런 야끼만두 같은 새끼!이런 야끼만두 같은 새끼!이런 야끼만두 같은 새끼!

    GQ에 나오는 야한기사는 읽다보면 무척 즐거워요. 웃기고 은근히 얼굴 발그레해지는게..(//_///)



    좋은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 ozzyz 2007/11/22 12:41 # 답글

    달빛이야기/ 어쩔 수 없죠. 전 이 블로그가 저 자신을 거짓없이 온전히 드러내길 희망합니다. 이 것도 제 글이에요.
  • 헤비스 2007/11/22 13:19 # 삭제 답글

    웃어야 할지..난감해 해야 할지..넘 거짓이 없다고 해야 할지..
    거침없는 드러냄은 어디서 나오는 용기일까요.
  • 물빛바람 2007/11/22 13:19 # 답글

    ozzyz님 달빛이야기 님의 리플은 GQ 구입했다는 글인거 같은데 ^^;
  • 크렝지 2007/11/22 13:43 # 삭제 답글

    ㅋㅋㅋㅋ 이런 야끼만두같은 새끼! 백번이라도 쓰고싶네요 이런 야끼만두같은 새끼 !! ㅋㅋㅋㅋ
    아 재밌어 ~ ㅋㅋㅋ
    어쩔수가 있든 없든 계속 앞으로도 온전히 드러내주길 희망합니다
    킹왕짱 ~ 우왕 ~굳 ㅋ
  • sang 2007/11/22 14:07 # 삭제 답글

    "전 이 블로그가 저 자신을 거짓없이 온전히 드러내길 희망합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이곳이.

    헌데 이 칼럼은 꽤 자주 돌아오는 것 같군요 ^^;;
  • 우주인 2007/11/22 14:32 # 삭제 답글

    위트와 재미, 깊이를 놓치지 않는 재주가 이런 소재의 글에서도 나타나는 군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헌데, 얼마전 한겨레21 김소희 기자의 섹스칼럼을 읽었는데요.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인물이 ozzyz씨인지, 무척 궁금하네요. 관련하여 코멘트 부탁드려도 될런지요.
  • 달빛이야기 2007/11/22 17:28 # 답글

    저런! 장바구니에서 비워졌다는 건 구입했다는 의미입니다!! 낄낄.
    이런 야끼만두… 묘하게 임팩트 있네요.
  • 이정일 2007/11/22 17:59 # 답글

    평화의 댐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아주 와 닿습니다.
  • ozzyz 2007/11/23 00:25 # 답글

    역시 전 소녀가 맞군요.
  • 기재호 2007/11/23 01:07 # 답글

    12월 GQ도 정말 기대 많이 되네요~~~~
    빨리 와 줬으면...
  • mentirosa 2007/11/23 01:28 # 답글

    재밌어요. 좋아요.
  • Cypris 2007/11/23 02:27 # 답글

    어쩐지, 점점.
    하루키 글을 읽고 있는 것 같았아요. 흠.
  • 지나가다 2007/11/23 04:57 # 삭제 답글

    직접 얼굴을 뵙고 싶어졌습니다.
  • 심리 2007/11/23 06:10 # 답글

    어린 시절 추억의 문학적 형상화. 좋은데요. ^_^
  • 不世出 2007/11/23 20:03 # 삭제 답글

    허허. 뭔가 여과없는 표현인 듯 하면서도 재밌게 돌려진 표현들 잘 보았습니다. 저도 처음 음란 비디오를 접했던 중학생 때가 생각나는 군요. ozzyz님에 비하면 조금 늦게 본 걸 까요 하하하.
  • 키티진경 2007/12/05 01:39 # 삭제 답글

    크라잉넛의 순이우주로 의 뜻도,,,,,,,,,,,




    아 나 이노래 진짜 좋아하는뎅......
  • thecatcher 2008/03/26 03:08 # 답글

    야끼만두 먹고싶네요
  • 연걸 2008/05/13 20:41 # 삭제 답글

    이런 야끼만두같은새끼!


    ㄴ ㅑ ㅎ ㅏ ㅎ ㅏ ㅎ ㅏ ~~~~~~


    이거 써먹어야지~ ㅋ
  • MOMO 2008/08/19 05:39 # 답글

    하하하! 이런 게시판도 있었군요! 앞으로 작업하는데 참고 하겠습니다. ㅋㅋ
  • 디카스테스 2009/03/21 14:16 # 답글

    미치겠네 야끼만두같은 새끼 ㅋㅋ
  • 액시움 2009/03/21 17:29 # 답글

    초6 때 처음 시작했는데 아하하하하하
  • 2009/03/23 01:0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허허허 2009/06/05 21:08 # 삭제 답글

    저 모든 과정은

    五指往來
    無骨有骨
    白水落下
    心身快樂

    라는 시로 설명되지요
  • 낙천적실천가 2009/10/14 20:22 # 삭제 답글

    색다른 재미를 느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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