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항, 어른, 존경의 문제

- 김규항 선생이 ‘타인의 취향’ 이후 여기저기서 비아냥 섞인 뒷말을 듣는 모양이다. 나 역시 그 글에 언뜻 동의할 수 없었고, 특히 고약해 보이는 일러스트 때문에 짐짓 불쾌해하기도 했다. 설상가상 좀 다른 맥락의 지점에서 인용돼야 하는 게 아닌 가 싶은 '평론가'나 '폭주족을 위한 변명'까지 끄집어내어져(물론 자의에 의한) 사거리에 휘날리니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이 글 하나만 가지고 김규항 선생에 대한 종래의 지지를 철회하겠다느니, 속았다느니 말하는 걸 보면 좀 뜨악한 게 사실이다. 그들도 인간이다, 우리 편 아끼자, 이딴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니다. 최근 들어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말, 행위에 대해 새삼 곱씹어 생각하게 된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묻는 질문이 모래알처럼 흔한 이유는, 그것이 곧 답하는 자의 의식을 가늠해볼 수 있는 단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가치관을 담아 존경을 말한다. 내게 있어 존경은 계급에서, 연차에서, 주름살에서, 지갑 두께에서, 흰 머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절로 본받고 싶게 만드는 상대의 행동, 지금까지 해온 일들에 대한 믿음, 그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강직함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요컨대, 존경의 팔 할은 존중이고 나머지는 신뢰다. 김규항, 진중권 선생 모두 내가 존경하는 어른들이다. 일단 존경을 느낀 이상, 그들이 내 마음을 얼핏 거스르는 어떤 행동과 말을 했더라도 손쉽게 ‘안녕’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그들에 대한 존중 이전에 나에 대한 신뢰고 믿음이다. 설사 나와 그의 의견이 상이하더라도, 가치판단을 담아 무얼 철회하고 욕하고 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해온 말과 행동이 있고, 꼭 그만큼의 맥락이 존재한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존중받아야할 이유가 있다. 이 경우에 있어서 비판적 독해는 가능해도 인성에 대한 단정은 금물이다. 과거(의 믿음)에 대한 좌절과 부정은 더 위험하다. 그런 식의 논리는 적의 적을 친구로 치환시키는 마술(혹은 분열적 연대. 비슷한 말: 범여권통합신당)을 종종 가능케 한다.

- 계급, 연차에 따라 인간에 대한 예의의 형태와 정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혐오하는 종류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지 나이가 많고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엿을 한 움큼 손에 쥐어준 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타구성 빠따를 한 대 날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건 예절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고 단지 비굴이다. 나는 오직 어른, 만 존경한다. 어른은 단지 나이나 직함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어른들은 예의가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 오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른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오만하지 않으며 주위에 귀감을 보이고 좌절 대신 열정을 말한다. 물론 어른은 적다. 요즘은 더 적다. 우리는 그래서 더욱 더 필사적으로, 어른을 존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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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woody79 2007/09/06 02:10 # 답글

    그러게나. 설마, 타인의 취향, 그 글 하나로 김규항을 다르게 생각하는 부류라면,
    그런 지지와 존경은 당장 철회하라고 해ㅋㅋ
    나도 적잖이 놀랐고, 이해안간다는 포스팅을 했지만
    그건 지금까지의 존경과 지지와는 다른 문제지...ㅎ

    잘 지내지?
  • 다이몬 2007/09/06 03:12 # 답글

    저도 글에 썼지만, 김규항이라는 존재가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문제는 그들이 나름 비판이라는 틀 속에서 벌이는 담론들이 너무 포인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아쉬움입니다.진중권이나 김규항과 같은 이들이 이런 문제로 소모전을 벌일 정도라면 어른이라고 보기 힘들죠..
  • 暗雲姬 2007/09/06 09:06 # 답글

    어느 한 사람 존경하고 내내 그 사람이 내게 존경받을 삶, 내가 긍정할 삶만 살아간다면 그건 그 사람 개체가 아니라 나인 것이지요.
    또다른 나를 만들어놓을 수야 없지요.
  • 리체 2007/09/06 10:02 # 답글

    영화를 보지 않은 입장이고 이쪽 저쪽 다 그럴듯하다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식으로 지지를 철회한다는둥 비아냥대는 글을 볼 때마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입장이라는 걸 정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반대 의견을 드러낸 글에 대해 하나하나 꼬투리 잡고 분석하는 거야 솔직히 쉽지요. 최소한 자신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확고하게 피력하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더군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반기를 들었으니 나도 싫다, 내가 존경하던 사람이 비아냥댄다, 나도 비아냥대도 되겠다, 이런 심리의 꼬꼬마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이젠 좀 신물이 납니다.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정확하게 내는 사람의 의견이라면 반론이든 동조든 좀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 지지라면 정말 당장 철회해도 상대방은 하나 아쉬울 것 없겠어요.ㅎㅎ
  • akachan 2007/09/06 10:08 # 답글

    김규항 씨의 글이 가장 맥락을 잘 짚고 있는 것 같군요.
    <디 워>라는 작품에 대한 비평은 영화 내적인 것과 외적인 부분이 정확하게 분리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둘을 섞으면 민족대 반민족의 이분법적 논쟁밖에는 이끌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 2007/09/06 11:1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7/09/06 12:1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밀까리 2007/09/06 12:54 # 답글

    '시가테라' 의 마지막 대사가 생각 나는군요.

    "난 재미없는 어른이 되었다" 던가~
  • KidsReturn 2007/09/06 14:13 # 답글

    현상을 정확하게 짚어보려는 노력을 (하려)하지 않는 사람을 신뢰하기는 어렵네요.
    천박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달고양이 2007/09/06 14:16 # 삭제 답글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어른'을 만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죠. 어른 되는 일은 왜 이리 힘든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꼰대가 되어버린 자신이 종종 고개를 내밀 때마다 콱 죽는 편이 낫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 포우 2007/09/06 16:50 # 답글

    글쎄요, 이번 일로 김규항님을 섣불리 규정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블로그에서 트랙백을 검열한다는 얘기는 좀 뜻밖이었습니다.
  • 돌치 2007/09/06 17:15 # 삭제 답글

    자기 블로그에 달 트랙백을 골라낸다는 것이 부도덕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나름 유명 블로그라 이런 저런 트랙백이 많이 날아 올텐데 그거 자동으로 달다가는 자신이 원하는 블로그의 모습을 잃을 수도 있지요. 트랙백 골라 다는 걸 검열이라고 한다면, 덧글 기능 막아 놓은 것은 여론 봉쇄라고 해야 할 지도... 개인 블로그를 개인의 기준에 따라 관리하는 것에 대해 전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포우 2007/09/06 17:46 # 답글

    돌치/ 저역시 부도덕하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진지한 다른 의견을 자기 비위에 맞지 않는다고 걸러내는 것은 오히려 덧글 기능을 막아놓는 것만도 못하지 않을까요? 덧글은 막고 트랙백을 살려놓은 것을 전 돌치님 말씀처럼 자신이 원하는 블로그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이의 글을 적극적으로 링크시킨 것을 보고 트랙백 검열이 겹쳐지지 않을 수 없더군요. 물론 개인 블로그이므로 전적으로 김규항님 본인의 권한입니다. 물론 이런 일이 있었다해서 김규항님 삶의 방식에 대한 존경을 거둘 마음도 없습니다. 단지 뜻밖이었다는 거죠 뭐.
  • 바캉스 2007/09/06 18:40 # 삭제 답글

    진중권 빠돌이인 이규영씨도 그냥 묻어가면서 김규향씨를 까더군요.
    위에 언급하신대로 분명히 맥락이 다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폭주족을 위한 변명 까지 들고와선
    조롱해대는걸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습디다.
    요즘 영화평론같은거 쓰면서 나름대로 잡지사에 취직하고 싶어하는 눈치던데
    지웅님께서 조언 한마디 던져 주시죠? ㅋㅋㅋ
  • 끝까지 2007/09/06 18:47 # 답글

    뚫린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내뱉는 사람들은 제발, 진중권의 "폭력과 상스러움", 김규항의 "B급 좌파" 쯤은 읽어보고 입을 놀렸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 .. 2007/09/06 22:31 # 삭제 답글

    1.어디서 많이 보던 얘기다 싶어보니, NL들이 주구장창 말해대는 '품성론'이군요.

    2.김규항이 좌파애들로부터 비아냥을 들은 건 최보은과 싸울때부터였죠. 그때 이미 밑천은 다 드러났고.
  • N. 2007/09/06 23:20 # 삭제 답글

    '평론가'와 '폭주족을 위한 변명'을 이 맥락으로 끌고 들어온 건 김규항 자신이었습니다. 특히 '폭주족...'의 경우 김규항 자신이 '타인의 취향'이 '폭주족...'과 비슷한 글이라며 직접 명시해 줬지요.

    트 랙백 검열(?)에 대해선, 본인 블로그의 트랙백을 걸러내는 것 자체에 대해 그 권리를 존중하고 따라서 '검열'이란 말도 쓰기가 좀 저어합니다만, 진지한 비판글도 아예 트랙백에서 지우거나 트랙백을 등록시켰다가 나중에 삭제하는 일이 꽤 있는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저도 과거에 트랙백이 한 이틀 등록돼 나와있다가 삭제된 경험이 있습니다. 오히려 한윤형 씨의 비판글이 지금 등록돼 있는 게 아는 사람들에겐 '신기한 일'로 얘기되고 있죠. 물론 이후의 한윤형 씨의 글과 제 글은 아예 트랙백으로 등록 안 돼 있습니다만.
  • 2007/09/07 10:49 # 삭제 답글

    디워사태에 대한 비판이 가해져야 할 지점에 '디워문제는 취향의 문제다'라는 식의 심빠스런, 헛다리를 짚는 논평을 내놓은 것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에 대한 비판이 일자 말귀나 제대로 알아들어라, 라는 식의 비아냥을 변명처럼 올린 것, 게다가 트랙백을 검열한다는 사실까지 충격의 연속입니다. 가려져 있던 본색이 제대로 들어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 동안의 존경과 공감과 지지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게 되네요. 그 정도면 빙산의 전체를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충분한 일각입니다. 다른 글을 기다려보기는 하겠지만....
  • 2007/09/07 10:54 # 삭제 답글

    아, 최보은과의 논쟁은 김규항이 옳았다고 봅니다. 그때 밑천이 다 드러났다는 말은 어이가 없군요. 그리고 그때 좌파들로부터 비아냥을 들었나요? 일부 페미니스트들로부터 들은 게 아니고? 이때다 싶어 그때 일까지 끌어내 호도해선 안 되죠..위의 어느 덧글에 하는 말입니다.
  • apple 2007/09/07 12:39 # 삭제 답글

    김규항 최보은과의 논쟁에서 밑천 드러낸 거 맞아요-_-;
    그 때랑 지금 디워 발언은 완전 똑같죠. 핵심 파악 영 못하고 어울리지 않는 모든 사안에 계급 문제를 우선 갖다붙이는 거. 밑천이 허접해서 꺼낼 얘기가 그것 뿐인 건지 지적으로 게을러서 매번 헛다리만 짚는 건지. 맨날 같은 레파토리 반복하면서 고고한 '어른' 행세하는 것도 사기라면 사기입니다.
  • wizmusa 2007/09/07 19:28 # 삭제 답글

    다른 사람에게 완벽을 바라는 건 좀 억지스러운데요. (허지웅님의 말씀에 동감한다는 얘깁니다.) 타인의 취향은 모르겠고 선택이나 논지가 나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더욱 더 소통을 시도해야겠지요.
  • 2007/09/07 19:39 # 삭제 답글

    여성이니까 정당에 관계없이 박근혜 찍겠다고 공언하는 게 계급문제가 아니면 뭔가요. 밑천 드러낸 건 최보은과 그 동지들드이죠.나 중산층 페미니스트 아니라고 고생하며 살아온 얘기나 늘어놓으며 징징댔으니..그땐 분명 김규항이 옳았습니다. 최근에 이상한 글 쓸 때까지도..
  • 2007/09/07 21:18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motor 2007/09/07 21:22 # 삭제 답글

    김규항 씨는 "평론가란 대개 애초 생산을 꿈꾸었으되 재능의 부족이나 의지의 박약, 혹은 지나치게 운이 없어(본인의 주장이 그렇다는 얘기) 꿈을 접었으나, 아예 그 바닥을 떠나려니 너무나 서럽고 딱히 갈 데도 없어 '남의 생산에 평론이나 일삼으며 사는 사람'이다" 라는 예전의 글을 다시금 올려놓았더군요.

    저는 분명 김규항이라는 사람과 많은 부분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거니와, 그가 하는 일련의 사업(?)들이 잘 되었으면하고 마음 속으로 격려하는 사람입니다만, 위의 저 발언은 분명 상당히 저열하고 모욕적며 낮은 수준의 타인에 대한 일반화에 다름 아닙니다. 게다가 '차갑지만 아직도 유효하다'는 식으로 예전에 자신이 행한 치기어린 실수마저 합리화하고 있더군요.

    저런 사춘기 소년스러운 사고의 흐름대로라면 '영화감독은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으나 외모가 딸려서 꿈을 돌렸으나 딱히 할 건 없고 그 바닥에서 예쁜 여배우들이라도 꼬셔 보고 싶어서 서성이는 부류' 쯤으로 부를 수도 있겠네요. 창작에 대해 비판을 좀 가할라치면 '그럼 니가 해봐'하는 식의 폭력적 반응과 도찐개찐이거나 더욱 저질스러운 형편 무인지경의 논리(라고 부르기도 뭣같은)입니다.

    사안 별로 지지하고 비판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누군가를 존경하고 말고, 안녕을 말하고 말고 하는 끈적거림이 대체 뭘 그리 중요하답니까.
  • 김민섭 2007/09/08 02:55 # 삭제 답글

    존경이고 뭐고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자기가 한 말이 잘못되었거나 논란을 일으켰으면 무시하지만 말고, 대답을 하거나 잘못을 인정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힌트 운운하는 그의 이상한 글도 글이지만 말입니다. 어른이니 그런 것 저는 인터넷 상에서 잘 모릅니다. 블로그,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용자간에는 기본적인 암묵적 합의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기성 미디어를 활용해 얻은 권력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무시하는게 정당한 태도인가요. 옳으면 옳은 거고 틀리면 틀린겁니다. 그리고 그 정오를 가리기를 회피하는 태도는 매우 적절하지 않지요. 매우 수구적인 태도고요.^^
  • 정worry 2007/09/08 11:37 # 삭제 답글

    뭐든지 임계치를 넘는 선이 있는 법이죠. 느닷없어 보이는 일 상당수가 이미 쌓여있던 것이 낙타 등의 깃털마냥 터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한꺼번에 일어나면 의아해 보이는 것이고요.
  • 다문제일 2007/09/08 21:28 # 삭제 답글

    김규항이 뽕맞은 소리 좀 했다고 그 동안 잘 읽은 글들을 분서시킬 생각은 없지만, 사람 무너지는 건 정말 순식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타인의 취향'이라는 삽글에 대한 두번째 수습글의 제목이 '콧노래 부르며'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치기에 얼굴이 다 뜨거워지더랍니다. 한때 진중권을 천하의 개쌍놈이라고 생각했던 저로서는 지금처럼 그 양반이 위대해 보일 때가 없습니다.
  • N. 2007/09/10 01:26 # 삭제 답글

    "좋은 제자가 좋은 선생을 만든다." 현명한 사람은 심지어 살인자에게서도 배움과 지혜를 얻는 법이고, 김규항은 여전히 어떤 사람에겐 줄 게 많은 선생이긴 합니다. 다만 후세대는 언제나 선배를, 선생을, 어른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고, 김규항에 대한 실망은 그 지점이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것이라,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겐 과거의 선생으로 남은 사람. 딱 그만큼의 예의를 지킬 생각입니다.

    한번 앵돌아선 마음은 좀처럼 돌이키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계속 변하는 존재... 좋아하는 선배 한 분이 그러더군요. "왜 사람을 믿느냐? 계급을 믿어야 한다." 좌파가 아닌 사람들에겐 통하지 않는 얘기지만, 좌파도 아닌 것같은 제가 지금 그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있습니다. 흐.
  • 구좌파 2007/09/10 01:48 # 삭제 답글

    김규항의 계급 타령도 상당히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지요. 계급으로의 도피랄까요. 계급과 자본을 도그마로 삼는 것, 저도 좋아합니다만 김규항의 경우엔 그게 문제가 아니라, 디테일한 분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악스럽게 자본 운운과 계급 운운을 갖다 붙이는 거 아닌가 싶어요. 좌파면 좌파답게 이론 공부도 좀 하셔야지.. 모든 문제가 계급으로 치환되리라 믿는 것은 좋지만, 그 연결고리를 세밀하게 분석해줘야 하는데 김규항의 경우는 그저 거기에 부수되는 반감을 이용하기에 급급하지요.
  • 소년 2007/09/10 20:45 # 답글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1권에 앞서 나온 책부터 그의 글을 즐겨 읽었는데.. 수년이 지난 요즘은 찐맛도 단맛도 없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무엇보다 김규항씨가 '예수 그리스도'란 존재를 본인 스스로는 21세기에 매우 진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좀 낯뜨겁습니다. 그러한 담론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기독교든 천주교든 종교에 몸담고 있던 숱한 운동권 선배들의 뛰어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물론 현 기독교의 현실에선 가치로운 작업일지 모르겠지만, 이 역시 우둔한 설교 식의 계몽임을 무시 못합니다. 많이 아쉬운 양반이죠. 어설프게 예수란 캐릭터를 2007년의 투쟁, 선봉장으로 만드시는 일은 이제 그만두시고. 기독교에 관한한 공부를 좀 더 하셨으면 하는 바램 뿐이죠. 한번 말해도 될 것을, 같은 말과 비유로 100번 말하니 정말 지겹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가 두 아들 딸내미도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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