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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이랜드 사태를 단순히 850만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투쟁으로 보는 건 너무 지엽적인 해석이다. 이랜드가 주류, 보수 개신교 기업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에 기반한 논리를 동원해 비정규직을 탄압했다는 사실은 20일을 넘긴 장기농성이 대한민국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명징하게 도려내 드러내는 사건이라는 걸 반증한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성경에는 노조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성경에는 비정규직도 없다. 강제 진압 전 날 이랜드 전 직원들에게 전달된 ‘기도내용’에는 “불법파업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노동조합원들이 하나님앞에 회개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여 다시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의 달란트(임금)의 불만을 갖지 않은 성실한 종의 소임을 다 하도록“ 이라는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난 사실 이 지점이 가장 두렵다. 하나님의 권능에서 당위성을 찾아 기대고 있는 사람들의 폭력이란 가공할만한 것이다. 절대적인 가치 앞에 반론의 여지란 증발하고 만다. 상암동이 비정규직 분쟁과 관련한 총체적, 상징적 의미의 성지로 굳어지는 걸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던 노무현 정권의 초강수는 ‘공권력 투입 40분 만에 농성자 전원연행’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새로 재정된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작부터 악용되는 데 따른 지적과 반대, 철폐 운동이 두렵다고 오히려 비정규직을 때려잡는 사회.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역설이란 말인가. 상식은 증발되고 이랜드가 말하는, 이른바 하나님의 정의라는 게 무심히도 실현되고야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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