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미스다이어리 단평

세상에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에 대해 이성적으로 논평하기 힘든 종류의 텍스트들이 있다. 물론 그래서 논리적인 가치판단이 더 강조되지만, 어쨌든 쓰는 사람은 괴롭다는 말씀. <올드미스다이어리>가 바로 그렇다. 이 귀여운 영화는 드라마의 영화화에 따르는 감각상각의 딜레마를 미자 마냥 씩씩하게 돌파해나간다. 우선 ‘극장판’에 대한 우리들의 근거 충분한 편견에 대해 언급해야할 것 같다. <엑스파일 :미래와의 전쟁>이나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이런 낯 뜨거운 제목하고는) 혹은 얼마 전의 <사랑따윈 필요없어>를 떠올려보자. 이들은 원작의 서사를 압축하거나 번외편이라는 꽁수로 이야기를 풀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그 어느 쪽이든 원전에 대한 왜곡과 절단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올드미스다이어리>의 영리한 각본은 다르다. 연출자와 작가들은 30대 여성의 삶과 (여성)노인문제라는 화두를 그대로 유지한 채 무려 232회에 이르는 드라마의 정수를 90분 스크립트 위에 고스란히 뽑아낸다. 압축이라기보다 농축이고, 절단이라기보다 취합이며, 연장이라기보다 나름의 화룡점정이다. 언뜻 “미자와 지PD의 결혼을 위해 용쓰는 가족들의 소동극”정도로 점철될 것 같았던 영화가 캐릭터 각자의 욕망에 충실하면서, 결국 삶을 향한 기민한 시선과 푸근한 성찰의 기운으로 치달아가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올드미스다이어리>의 또 다른 미덕은 웃음이다. 예지원의 슬랩스틱 연기는 한국 여배우들에게서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발견’의 경지를 수시로 침범하며, 이를 과잉의 여지없이 적절한 시점에서 끊어주고 이어주는 연출자의 호흡은 기예에 가까워보인다. 이 모든 미덕을 가능케 한 것은 쉽지 않은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 이어 그 인연을 그대로 이은 감독(김석윤 PD)과 배우들(고 한영숙 선생을 제외하고)의 속 깊은 배려와 애정이다. 이런 속속들이 훌륭한 대중영화라니. 무슨 수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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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12월 13일 이오공감 2006/12/13 11:51 #

    물론 사고가 안나면 좋은 뿐 아니라, 뺑소니는 더더욱 없어야...  by 한때는물론 사고가 안나면 좋은 뿐 아니라, 뺑소니는 더더욱 없어야겠지만서도...이런 번호판을 달고다니면 뺑소니는 어림도 없을 뿐 아니라, 어딜 가든지 행적이...올드미스다이어리 단평  by ozzyz세상에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에 대해 이성적으로 논평하기 힘든 종류의 텍스트들이 있다. 물론 그래서 논리적인 가치판단이 더 강조되지만, 어쨌든 쓰는 사람은 괴롭다는 말씀...살...... more

  • 볼만한 영화 2006/12/13 14:44 #

    올드미스다이어리 단평 올미다. 잼있게 봤었는데 영화도 괜찮나보네 ... more

  • 남자도 빤스다 - 올드미스다이어리 2006/12/29 19:54 #

    [내용공개 있습니다, 주의하시기를] 나는 노처녀를 다룬 영화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남자만 생기면 그네들의 삶이 완전히 바뀌는 여자처럼 그려지는게 싫어서 - 그것이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단지 남자 하나 없을 뿐인데, 어디에서도 당당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게 싫어서. 하지만 이 영화를 감상하고, 이같은 편견은 단순한 나의 무지의 결과였음을 깨달았다. [올드...... more

덧글

  • 아마란스 2006/12/12 17:54 # 답글

    어머나 이러시면 너무 기대가 되지 않습니까.
    안그래도 볼 영화가 점점 늘어나는군요.
  • ozzyz 2006/12/12 17:57 # 답글

    아마란스/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행위란 그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관객과 대화하는 거라고, 요즘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미덕이 있는 영화에는 호평일색의 글이 나오는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최근 본 영화들이 평균적으로 좋긴 했어요.
  • oIHLo 2006/12/12 20:26 # 답글

    이얏, 시트콤도 안 봤었는데 자꾸 이러면 보고 싶은데요?
  • 랑새 2006/12/12 20:57 # 삭제 답글

    아흑 아흑 유일하게 챙겨 보았던 시트콤이었다는 ㅠ^ㅠ
  • ozzyz 2006/12/12 21:07 # 답글

    oIHLo/ 드라마 안 보셨어도 재미있을거라는 거.

    랑새/ 하지만 드라마 보셨으면 더 재미있을거라는 거.
  • aloha 2006/12/12 21:14 # 답글

    드라마 왕팬 이었는데. 정말 꼭 봐야겠네요..
    할머니들의 연기가 더 기대된다는..;;
  • ozzyz 2006/12/12 21:47 # 답글

    aloha/ 할머니들 연기 눈부실 정도죠 뭐. 특히 김영옥 선생님! 흐뭇한 영화에요. ^^
  • Cynic 2006/12/12 22:28 # 답글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인데, 한번 봐야되겠군요.
  • Astarot 2006/12/12 22:30 # 답글

    저도 이 영화 상당히 기대 중입니다. 한편으로는 영화화 때문에 한영숙 님이 돌아가신 게 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 함장 2006/12/13 08:59 # 삭제 답글

    그렇죠, 잘 만든 영화는 도움이 되도록 적극 보라고 추천, 엉망인 영화는 다시 못 태어나도록 열심히 공격^^
  • 미디어몹 2006/12/13 09:52 # 삭제 답글

    ozzyz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 ozzyz 2006/12/13 10:10 # 답글

    Cynic/ 꼭 보세요, 즐거운 영화에요.

    Astarot/ 영화 촬영 중에 돌아가셨거든요. 배우들이나 감독도 그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그렁그렁. 정말 가족같아요.
  • ozzyz 2006/12/13 10:11 # 답글

    함장/ ^^ 대상이 아닌,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일말의 애정도 없이 그저 어떻게 하면 더 자극적인 수사로 스스로를 차별화해볼까만 생각하죠. 저까지 그런 행렬에 참여할 필요는 없어보여요.
  • Daisy 2006/12/13 10:38 # 삭제 답글

    너무 사랑하는 시트콤이었어요. 올미다!
    한영숙님 돌아가신걸 몰랐네요. 정말 안타깝고 슬픕니다ㅡㅜ.
    무튼, 볼 영화 하나 추가하고 갑니다. ^___^*
  • 레몬티 2006/12/13 13:05 # 삭제 답글

    영화평 잘 보고 갑니다.^^ 본 사람들마다 다 강추하시네요.꼭 봐야겠어요....
  • ozzyz 2006/12/13 13:37 # 답글

    Daisy/ 너무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바로 이틀 전까지 웃으면서 농담도 하고 그러셨다는데 말이죠. 영화 꼭 보세요 ^^

    레몬티/ 추천할만하죠, 이 영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거든요.
  • jomjs 2006/12/13 21:59 # 삭제 답글

    극장판하니까 <춤추는 대수사선> 생각이 나네요...
    이녀석도 1편까지는 괜찮았는데 말이죠.(드라마에 혹해서 그런지 몰라도..^^;)
  • 정worry 2006/12/13 22:22 # 삭제 답글

    으하하하 엑스파일... OTL 그때는 돌던지며 일곱번 봤고 지금은 그나마도 그리워 죽겠다니깐요. 쿵쿵쿵 과연 시즌 8과 9는 어찌될런지요.
  • 여리작의 2006/12/13 22:58 # 답글

    엑스파일이랑 올미다..모두모두 너무나사랑했던 드라마인데..오오오오오....이번 올미다 극장판은 필 감상입니다! 우리 영화관에서 만나요 ㅎㅎ
  • vuavua 2006/12/13 23:41 # 답글

    와, 이 영화 정말 궁금했었거든요!!!
    시트콤도 너무 재밌었고 워낙에 미자와 지피디가 잘어울리는 캐릭이기도 했지만
    할머님들 이야기도 그렇고 연말에 참 좋을것 같아요 ^_^
    우연히 단평을 잘 보고 가요..

    더더더 궁금해지네요 +_+
  • ozzyz 2006/12/14 07:49 # 답글

    jomjs/ <춤추는 대수사선> 좋았죠. 외전의 미덕을 잘 살린 사례인 듯.

    정worry/ 사실 그래요, 그런거라도 좀 나와줬으면. 이제 새로운 엑스파일 극장판은 보기 힘들 듯 싶습니다.
  • ozzyz 2006/12/14 07:50 # 답글

    여리작의/ 재미있게 보세요 ^^

    vuavua/ 연말에 개봉하는 영화들 가운데 사람을 제일 행복하게 하는 작품일 듯.
  • 토시 2006/12/14 09:04 # 답글

    개봉했군요~ -ㅁ- 어무나 어무나 ㅎㅎ
    올미 정말 재밌게 꼭꼭 챙겨보곤 했었는뎁~ 캬캬

    사랑스런 미자씨와 앙큼쟁이 지피디 보러 저도 어서 예매해야겠어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
    공감이 추카드려요 ㅎㅎ
  • 2006/12/14 18:24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hanok 2006/12/15 15:21 # 삭제 답글

    저도 시사회를 통해 올미다를 봤습니다. 어쩜 그리 적절하게 평가를 해주시는지, 마냥 공감할 뿐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몇번이고 더 보고 싶은 영화, 누구라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ozzyz 2006/12/17 14:07 # 답글

    토시/ ^^ 영화 재미있게 보세요~

    비공개/ ㅎㅎ 애인 없이 봐도 재미있을거라고요.

    honok/ ^^ 그렇죠? 보고 있으면 뿌듯할만큼 행복해지는 영화죠.
  • ArborDay 2006/12/29 19:55 # 답글

    아마 네 추천이 아니었으면 안 봤을지도 몰랐는데.
    이거 진짜 괜찮은 대중영화로구만. 땡큐.
  • ozzyz 2006/12/29 20:00 # 답글

    ArborDay/ 앗 봤구나, ㅎㅎ 안타까운건 이렇게 좋은 영화가 상영관을 얼마 못 잡아서 빌빌대고 있다는 거. 말도 안되지만, 사실 이 나라에 말이 안되는게 이거 뿐만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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