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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에 대해 이성적으로 논평하기 힘든 종류의 텍스트들이 있다. 물론 그래서 논리적인 가치판단이 더 강조되지만, 어쨌든 쓰는 사람은 괴롭다는 말씀. <올드미스다이어리>가 바로 그렇다. 이 귀여운 영화는 드라마의 영화화에 따르는 감각상각의 딜레마를 미자 마냥 씩씩하게 돌파해나간다. 우선 ‘극장판’에 대한 우리들의 근거 충분한 편견에 대해 언급해야할 것 같다. <엑스파일 :미래와의 전쟁>이나 <종합병원 The Movie: 천일동안>(이런 낯 뜨거운 제목하고는) 혹은 얼마 전의 <사랑따윈 필요없어>를 떠올려보자. 이들은 원작의 서사를 압축하거나 번외편이라는 꽁수로 이야기를 풀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그 어느 쪽이든 원전에 대한 왜곡과 절단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올드미스다이어리>의 영리한 각본은 다르다. 연출자와 작가들은 30대 여성의 삶과 (여성)노인문제라는 화두를 그대로 유지한 채 무려 232회에 이르는 드라마의 정수를 90분 스크립트 위에 고스란히 뽑아낸다. 압축이라기보다 농축이고, 절단이라기보다 취합이며, 연장이라기보다 나름의 화룡점정이다. 언뜻 “미자와 지PD의 결혼을 위해 용쓰는 가족들의 소동극”정도로 점철될 것 같았던 영화가 캐릭터 각자의 욕망에 충실하면서, 결국 삶을 향한 기민한 시선과 푸근한 성찰의 기운으로 치달아가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올드미스다이어리>의 또 다른 미덕은 웃음이다. 예지원의 슬랩스틱 연기는 한국 여배우들에게서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발견’의 경지를 수시로 침범하며, 이를 과잉의 여지없이 적절한 시점에서 끊어주고 이어주는 연출자의 호흡은 기예에 가까워보인다. 이 모든 미덕을 가능케 한 것은 쉽지 않은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 이어 그 인연을 그대로 이은 감독(김석윤 PD)과 배우들(고 한영숙 선생을 제외하고)의 속 깊은 배려와 애정이다. 이런 속속들이 훌륭한 대중영화라니. 무슨 수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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