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에 대해 식상하지 않은 단어와 문장을 오랫동안 궁리해봤지만 결론은 하나다. <괴물>은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놀라운 작품이다. CG의 완성도나 오락적인 측면에서 <괴물>은 두 말 할 필요 없이 기대에 보답한다. 장르적으로 볼 때 <괴물>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괴수영화(이런 시기적 구분은 물론 원폭피해라는 일본의 역사적 상흔에서 기인한다, 핵폭탄은 이 장르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끼쳤다)와 그 장르적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이 전통이란 변이에 의한 괴물의 탄생과 각성, 기물 파괴에 따른 스펙터클 효과, 공권력의 등장과 괴수퇴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동시에 <괴물>은 괴수영화의 기본적인 극적 구성 상의 규칙을 가장 창조적으로 변용해낸 마술 같은 사례이기도 하다. 기존 괴수영화가 원폭피해 같이 거시적인 대중의 딜레마를 투영하고 있다면, <괴물>은 한국사회를 둘러싼 갖가지 다양한 정치적 이슈들을 공격적으로 담아낸다. 여기에는 사회제도에서 탈락된 가족단위의 소수자들이 국가적인 규모의 권력에 의해 상처받고 위협받는 이야기 또한 발견된다. 무엇보다도 <괴물>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한 편의 정치적 우화다. “대량살상 바이러스”에 대한 의혹으로 시작돼 “불확실한 정보”에 대한 유감으로 끝을 맺는 영화 속 미국의 태도는 이라크를 둘러싼 현실 정세를 매우 직접적으로 끌고 들어온다. <괴물>에서 괴물은 단지 괴 생명체를 일컫는 호칭이 아닌 미국, 혹은 한줌의 의혹 없이 진실을 포기하는 공무원 사회인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다른 영화를 언급해 미안하지만, 이 영화에 비하면 <한반도>는 진심으로 졸작이다. <괴물>을 보고나니 <한반도>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배가 되는걸 어쩌나. 단언컨대, <한반도>에서 사라진 건 국새가 아닌 제작비 97억원의 행방이다.




덧글
불량먹보 2006/07/04 18:47 # 답글
97억이 스태프들에게 얼마나 분배되었을지 궁금합니다.conFrost 2006/07/04 18:52 # 답글
으으 기대됩니다. +_+그런데, 드라마 트루기가 무엇인가요?
ozzyz 2006/07/04 18:54 # 답글
conFrost/ 극적 구성이나 플롯의 관습성을 어중간하게 의미하는 말인데 한국말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좀 애매해서요. 그래도 다른 말로 바꿔볼께요.도발나라 2006/07/04 19:00 # 답글
한반도는 사실 마케팅 단계부터 재미없어 보였습니다. 어정쩡한 애국심에 호소를 하다니... 괴물 기대됩니다.라디오키즈 2006/07/04 19:17 # 삭제 답글
역시..-_- 어서 예매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렉스 2006/07/04 19:18 # 답글
무조건 관람입니다. 우후후.conFrost 2006/07/04 19:20 # 답글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delius 2006/07/04 19:38 # 답글
와 정말 기대하게 만드는 단평이군요 ^^)/네모스카이시어 2006/07/04 19:44 # 답글
괴물 볼만할 것 같았는데 좋은 평가를 받는걸 보니 더 땡기네요.funnybunny 2006/07/04 20:52 # 답글
역시! 괴물은 기대하면서도 그 기대를 채워주겠지 - 하고 생각했던 작품이예요.나무피리 2006/07/04 21:51 # 답글
저도 정말 기대기대하면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요. 올리신 글을 보니 더 그런 마음이 드는걸요^^ 꼭 놓치지 않고 극장가서 봐아겠어요.+잘 지내시죠? 너무 오래간만에 흔적 남겼네요^^
laystall 2006/07/04 22:15 # 답글
이 평을 읽고 정말 오래간만에 영화관에 갈 결심을 합니다.PETER 2006/07/04 22:26 # 삭제 답글
아자! 괴물 화이팅허루방 2006/07/04 22:34 # 삭제 답글
횽아가 이렇게 호평할 정도면 개봉일날 봐도 되겠군 후후수고~
GONS 2006/07/04 22:40 # 답글
괴물 개봉일날 예매해서 봐야겠네요 ;;한반도 오히려 하도 여기저기서 까대니
강우석이 무슨 짓 해 둔 건지 오히려 궁금해지는 ;;
공구리 2006/07/04 23:15 # 답글
역시군요.white 2006/07/05 00:30 # 삭제 답글
괴물..역시 기대할만 한가봐요..ㅋ꼭봐야겠어요
리디... 2006/07/05 01:19 # 삭제 답글
이런 호평을 보니 당장 보고 싶어지는군요. 괴물.. 기대됩니다.숲_suoop 2006/07/05 01:52 # 답글
과연,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가 너무 커서 걱정입니다. 근데 왠지 느낌 좋아요;;neungae 2006/07/05 11:20 # 답글
이건 꼭 극장에서 봐야 겠습니다..^^20세기 소년 2006/07/05 11:54 # 삭제 답글
궁금 궁금 ... @.@2006/07/05 12:19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김성준 2006/07/05 12:35 # 삭제 답글
오오.. 괴물 기대했는데 형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꼭 봐야겠네.ozzyz 2006/07/05 12:48 # 답글
비공개/ 네, 상관없답니다.연어 2006/07/05 16:03 # 답글
잭선장과 함께 가장 기대되는 영화에요. 둘다 얼른 개봉했으면 좋겠했으면 좋겠습니다. 수험생이라 시간이 빨리 가는 건 그닥 원치 않지만요 ㅠㅠ소년 2006/07/07 12:43 # 답글
시나리오 보구선... 뻑 갔죠. 역시 기대됩니다.seefall 2006/07/12 05:06 # 답글
저도 한반도 시사회로 봤는데....... 웩................구경꾼 2006/07/12 13:05 # 삭제 답글
킹콩을 보고 나서 Ozzyz님과 나의 영화 취향이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도 괴물은 기대됩니다.^^allen 2006/07/22 08:02 # 삭제 답글
괴물에 대해선 기대하고 있습니다.그리고 <한반도>에서 사라진 건 국새가 아닌 제작비 97억원의 행방이다.
라는 말씀은 무척 공감이 가는군요
sNitcher 2006/07/26 13:51 # 답글
괴물 시사회로 봤는데 정말 두시간내내 바짝 긴장하고 볼 정도로 정말정말 재밋더군요!! 우리나라 이정도까지 발전햇구나 싶던+ _+/maybe 2007/02/12 10:11 # 답글
처음으로 log-in 댓글 남깁니다. ^^링크 인사드립니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건승하십시오.
정말 늦은 뒷북이네요...
저는 괴물의 냉소주의가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아직 보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한반도가 더 나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학적으로 우수하고, 관객과 평단의 호의를 받는 영화들이, "누구"를 지지하고 "무엇"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비웃고 냉소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 크게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투박하고 우파적이라도, 떳떳히 자기 의사를 밝히고, 진지하게 세상에 맞서는 것이 보다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단순한 괴수 블록버스터라면 모르지만, 괴물 같은, "지우개"로 여기 저기를 지운채 정치적 올바름의 허울을 뒤집어 쓰고, 냉소와 회의가 가득찬 정치적 영화가, 흥행 탑 순위에 있다는 것은, 뭐 이것이 현 사회의 요구나 생각과 맞아떨어지는 것 이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서글픕니다.